쉴휴자 <休>
詩최마루
한줄기 세찬비가 물러나더니 아름다운 무지개타고 오는 진인이 있었네
삿갓형님인줄 알아보고 예전처럼 품격있는 멋의 가르침을 청하였더니
요즘도 싯구로 화답하는 운치와 빼어난 시어들로 세월을 낚느냐고 물으시기에
그냥 웃고 있었지
그러자 쉴휴자 멋지게 그려 나에게로 건넨 후
평생 음풍농월 채색하다가 시중에 자네 닮은 시하나만 남겨놓으시라네
인연이 되면 재회 할 것이라며 무지개삿갓 살짝 이고 홀연 떠나가셨네
얼마 뒤 물러간 줄 알은 비는 갑자기 부담스럽게도 폭풍우를 몰고 오네
어찌나 독한 놈인지 머리가 까지도록 거세기만 하네
생각해보니 내 짧은 생에 계절마다 한참 마음을 제대로 못 잡았어
얼마지 않아 비가 잠자면
쉴휴자에 잡스러운 마음들 꺼내어놓고 햇빛에 바싹 말려야지
타다가 남은 재가 곧 생의 깊은 흔적이 아니겠는가!
☆ 글쓴이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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