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를 위하여 기도하는 마음
최마루
어릴 때 미아를 도우려다 내가 미아가 되어버린 적이 있었다
본능적으로 슬픈 것이 싫었다 불쌍한 것도 싫었다 약한 모습도 싫었다
그리고 살아가면서
사람들이 모두가 내 착한마음 같지 않을 때가 가장 힘이 들었다
그러나 나이가 들면서 머리가 터질듯한 굉음들이 자주 내 앞에 서성거렸다
살면서 원치 않게 미움과 증오가 폭발할 것 같은 사건에 접할 때도 그저 참아야했다
인생살이가 만만치 않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뜻하지 않게 타인에게 어눌한 빈볼로
뒤통수를 맞는 경우가 종종 발생했다
그들은 삶을 얍샵하게 사는 것을 스스로 미화했고 당당하지 못했다
더 기가 찬 것은 그런 사건들이 모두 부모님이나 동생들의 일들을 해결해야 할 때
그 몫은 장남인 내가 모두 수습을 해야만 할 때였다
참으로 피곤하고 화가 엄청났다
기가 막히다 못해 얼이 빠질 정도였다
피의자들을 접해보면 어떻게 사람의 얼굴을 하고 저렇게 심한 생각의 차이가 있을까 할
정도이니 참으로 그들의 인생이 불쌍하고 가련했다
저 많은 죄를 씻으려면 고생 좀 해야 할 텐데 눈앞에 보이는 이득앞에 사람의 양심을
잊어버린 것 같다
필자의 사건내용이야 쓰면 소설일 테고 그저 독자님 개개인의 경험으로 비추어 볼 때
주위의 사정과 별반 다를 게 없다
모두가 힘든 고민들을 안고 억척스레 사는 게 우리네 세상이니
인생사 구구단처럼 얽힌 단순사건부터 이해관계 임대차 교통사고 층간소음문제 경매
성격차이등등 이루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다
어쨌든 나는 성선설과 성악설 두 사상은 필히 존재한다고 본다
그러니까 태생부터 두 개체 성격이 변이 될 수 있겠지만 두 가지 인성이 분명 존재해
있다는 것이다
경우에 따라 종교나 법도 사람들에게 이롭지만은 않은 것 같다
야구에서처럼 내가 원하는 것은 직구였다 빠른 직구가 아니어도 좋았다
그저 솔직 담백한 그런 삶 거기다 양념처럼 웃음과 미소가 어울린 그런 직구의 평온한 삶을
동경해왔다
사람! 사람의 존재 그리고 그 많은 사람들 중에 또 수많은 생각들
한권의 소설처럼 한 사람 한 사람의 일생은 드라마인 걸 누구나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짧은 생이라 단정해 놓고도 자정이 되어 열거해 보면 수학에 분열처럼 참 지루하게 긴 것도 같다
단순히 하루를 쪼개어보아도 식사와 양치만 세 번 출퇴근 그리고 전화 만난사람들 갖가지 일들
또 개인적인 일들 그 안에 발생된 고민과 분노등등 시간마다 이루 헤아릴 수가 없다
그러나 난 삶에 지칠 때마다 시와 함께 웃고 울었다
때론 술과 함께 거리를 낙엽처럼 뒹군 적도 수없이 많았다
나도 사람이기에 싫고 좋은 건 분명 있듯이 삶도 건네다 보면 재미있을 때가 제법 있었다
미아가 되었다면 고아처럼 자랐을 테고 부모 없는 호로자식이 되었을 테고 배운 게 없으니
종교나 법도 무시했을 테고 노숙자나 교도소에서 짐승같은 몰골로 살고 있었을 가능성이
크겠지
길게 생각해보니 머리 안으로 열꽃이 무심히 피어 오른다
문득 소재거리를 바꾸고 싶다
이유랄까 위의 마음을 옮기고 보니 살짝 염세적일 듯해서이다
작년 여름 저녁 동네공원에서 어느 노숙인과 우연히 소주를 한잔 나눈 일이 있었다
나는 산책 중이었으며 참으로 멍한 경험을 했다
그의 외형은 정말 걸인이었고 냄새 또한 대단했다
악수를 했는데 손에 검은 때가 가죽장갑 같았다
그러나 극히 정상인이었고 대화는 순조롭게 이루어졌다
그는 자그마한 공장의 경영자였는데 사업실패로 아내는 도망을 갔고 자녀들은 친인척집으로
천덕꾸러기가 되다보니 그가 설 곳은 어디 아무 곳도 없다는 내용이었지만 사람이 매우
순수하고 착했다
얼굴에 상처가 많아 물어보니 동네 양아치들이나 다른 노숙인들이 그냥 심심할 때 찾아와서
폭행을 가했다는 것 이었다
법의 사각지대인 셈이다
만민 앞에 평등이란 법이 글쎄 뉴스를 보면 타인들처럼 나도 속이 울렁거릴 때가 있었다
여튼 그에게 왜 맞고 사냐했더니 반응하기가 싫고 자신은 천성이 남에게 해를 끼치지
않으려한다는 말을 듣고 머리가 복잡했다
노숙인들이나 일명 거지들은 지적장애나 기타 사정이 있다고 몰았지만 경우에 따라
피치 못할 사정으로 남은 생을 쾡하게 살아야하는 사람이 있다는 걸 알고 나니 무척이나
혼동스러웠다
더군다나 내가 직접 현장목격을 하니 세상이 정말 요지경이다라는 생각이 깊어진다
그와 헤어지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담배를 반갑이나 태웠다
그 매캐한 연기만큼 생각이 많아졌다
오늘따라 무례한 달은
자정이 넘자 서서히 대문을 닫기 시작하고 내 발걸음은 천근만근 무거워진다
육신의 고통보다 마음의 고난이 더 힘든 시기이다
공원에서 만난 걸인 아저씨와 더불어 세상의 모든 이들에게 평화와 안녕이 그윽하시기를
두 손이 부서지도록 맨날 기도해야겠다
원인모를 눈물은 땅속에 비처럼 쏟아내린다
당분간 산책은 잠시 멈추어야겠다
<세상살이의 묘한 점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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