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인의 눈
詩최마루
인생을 가볍게 살아온 누군가
주름진 이마에 학력을 새겨
참새도 알아듣지 못하는 궤변을 늘어 놓는데
별은 존귀로운 대상을 잘도 골라 여념없이 그들의 이마에 진지한 두건을 둘러 준다
에술처럼 영원히 누군엔들 가슴에 살아 있다면 하늘 끝을 맴돌다가 언젠가는 나도 별이 되겠지
속죄의 눈물을 모아 여러 해 지친 꽃밭에도 성서럽게 뿌려야지
나는 탈진상태가 되어도 애매한 꿈들은 이제 돌려 보내겠다
어제 빛을 잃은 이마에 소란스레 찾아온 방문객은 참으로 우둔했다
줏대없는 이의 모호한 자율신경에 빛바랜 유성은 이슬처럼 떨어지고
어느 거룩하던 맹인의 눈은 밤을 기억하지 못한다
사람이 만든 길에 준엄한 짐승하나
쇠잔한 길목을 색맹처럼 더듬다가 조악한 현실을 건네다 보고
거미줄같이 얽힌 세상살이를 통곡하여
예전에 낡은 고서의 예언을 끝까지 믿지 않았음을
오늘에서야 통곡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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