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날의 깨달음
詩최마루
억세게 쏟아지는 빗속에
우산없이 길을 걷는 외로운 자
발 밑에 깔린 외로움을 빗속에 질척이며
비좁은 마음을 냉혹하게 홀로 달랜다
개나리 떨어진다
코스모스 하늘거리다 방긋 웃어 보이고
태양마저 낮잠을 즐기는 그런 빗속의 날!
마음의 우산을 접고 육신의 껍데기 씻는 날이 외로운 자의 생일이다
이런 날이 우울한 생일
하늘도 차가운 빗물의 만찬
너무나 많은 혼미의 길을 방황하다가
일년 전에 씻은 머리가 제 모양으로 갖추기 시작했다
천둥과 번개가 통화하는 날처럼
몽롱한 정신이 외로운 머리속에 번쩍이 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