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컵
詩최마루
나와 조건없이 가벼이 만났어요
뜨거운 액체를 몇 분간 내게로 건넨 후
나에게 가차없이 채여 버렸지요
그는 스스로 자멸한 것처럼
뒤도 아니 보고
쓰레기통으로 비장하게 쳐 박히더군요
어떨 땐 임시 재떨이가 되어
마지막까지 당당하게 정성을 다합니다
허나
안쓰럽지는 않아요
운명은 정해진 것이니
용서와 이해란 건
어울리지도 않을 거란 생각이듭니다
그러나
그대 삶을 보면 참으로 안타까워요
뭔가 할 일들이 더 많을 텐데
번듯하게 생겨가지고
고작 하는 일이란 게
종이로 태어났으니
눈물나게 원망해도
지금인들 무얼 어쩌겠어요
☆ 글쓴이 소개☆
*대한민국시인 文名최마루님의 글입니다. <저작권은 작가에게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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