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明 최마루 시인의 고혹한 시어는 언제나 분홍빛 나비로 화하여 영롱한 시향과 함께 영속의 숱한 세월들을 수려하게 채색해갑니다

대한민국 시인 文明 최마루의 시어 탐구는 광활한 우주를 표표히 너머 외계의 이채로운 물음표에 살포시 안착해봅니다

최마루 시인의 은은한 분홍빛 선율 속으로 휩싸여버린 숭고한 사색!

글쟁이 잡놈마루의 호곡소리

배낭여행

시인 文明 최마루 2011. 4. 10. 20:49

배낭여행


                   詩최마루


화창하게 웃는 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날이 되면

나는 무수한 꽃잎에서 편히 쉬고 있을테니까요

그때면 

홀연 지나는 구름에게 과거를 슬쩍 묻기도 하겠지요

그리고 허리가 휘어진 역사를 기억하는

강물의 정체성도 몹시나 궁금하여

종착지의 아담한 저수지로 가쁘게 안내할겁니다


몇 년 전 날개를 무정히 다친

기막히게 예쁜 참새에게 신선한 안부도 전하며

오랫동안 

고대하던 평온한 그날을 기도하며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여태 

살면서 실없는 버릇이 있다면

아름다운 노래로 어울린 슬픈 인생들을 건네 보다가

참 많이도 울었지요


예전부터 

나는 바람처럼 살고 싶었어요

그러나 늘

제 옆자리를 비켜나간 후 다시는 돌아오지 않았지요

그저 새들이 물어 준

씨앗들이 내 가슴으로 온통 푸르게만 자랐어요

원치 않아도 생의 경험들이 나이테처럼 늘어만 나더군요

한때는 

우아한 벌과 나비와 새와 여러 번 재혼도 했지만

남는 건 새끼손가락만한 아쉬움밖엔 없네요

하늘과 맞닿은 산도 세월따라 흐물흐물 넘어 갑디다


내가 살아본 세상은

음악이라면 

아름다운 꽃에 나비떼처럼 온화히 만물은 출렁이었고

그림이라면 

위대한 대자연의 신비로움과 황홀감으로

언제나 아늑한 쉼터처럼 만족했지만

정작 생사의 거치른 갈림길에서는

억센 여정의 무게감이 실린 기억들은

아무런 조건없이 짧고도 기나긴 삶이었어요

아니 어쩌면 보고 들은 것들이 착각인지도 모르겠군요


사실 지금은

생의 여독이 온몸에 파지처럼 덕지덕지 붙어 버렸네요

더불어

무거운 압박감으로 두꺼워진 내 발바닥이 고생 많이 했지요

그보다 미안한 게 하나 있다면

밤새 육체를 쉬게 해주지 못해 또 한번 미안할 뿐입니다

그리고

분다운 이승에서

당장은 하고픈 말들이 너무나 많지만

오래전부터 가슴깊이 움푹 패인 우물에

얼마 전 흉측한 이기와 잡념들을 풍덩 빠트렸습니다

그러나 때로는

이승을 함께한 인연들이 아마도 많이 보고 싶을겁니다


어느덧 시간이 흘러

누군가 그동안 살면서 재미있었냐고 반문하시면

나의 답은 그저 한 번의 경험으로 족한 생이었네요

더구나 고목나무처럼 살다가

맨날 울기만하는 새들을 어깨위에 올려놓고

그 모든 아픔들을 늘 함께 했지요

어쩌면 굴곡이 심한 물처럼 살았겠군요

때론 

사막에 낙타처럼 살았기에 뜨거운 태양은 싫어집니다


제 삶에 있어 나름 조명해보면 아마도

이 세상에 단순히 놀러온 느낌은 분명 아닌 것 같습니다


어느 시인은 소풍이었지만 나는 배낭여행이었네요

 

 

 

 

 

 

☆ 글쓴이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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