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촌
詩최마루
인간사 돌아 돌아 훤히 둘러보니
하늘아래 제일 높은 곳은 더더욱 없음이야
높은 산도 아니고 긴 강물도 아니고
마음에 갇힌 숱한 괴로움도 정히 아니야
하얀 물과 뭉게구름조차 허영이고
이승에 무거워진 몸무게만 탓하다가
혼돈의 세월을 그동안 무지하게 원망했노라
오로지 얄팍한 시간의 지배를 받아
포장마차같은 일상을 평생토록 짐 지웠고
좀비같은 삶을 지독히도 또 원망했노라
내 언제 우직한 도롱이 입어보고
개구리 우는 정다운 소리조차
편하게 들어나 보았던가!
한 세월이여!
그저 푸석한 삶에 무한으로 전진하여
홀로사에 껍질로만 무숙하였거늘
언제든 아늑히 돌아갈 곳 마련되면
고난의 영광을 새로이 기억할 터
새삼 투명한 영혼인들 쾡한 마음인들
두 번 생각 말고 좋은 인연으로 접히거든
네 어서 어서 필연으로 마중 나오너라
그리하면 그대의 추억들이 우렁찬 메아리가 되어
산으로 간들 바다로 간들 그 어디로 간들
초라한 영웅하나 우직하게 닮고저
신이의 머리를 능력껏 땋아 내릴 것인즉
한 시대를 가소롭게 읊조리다가
기꺼이 춤추며 죽어가는 길이 있다면
그곳이 바로 귀촌이니라
☆ 글쓴이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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