뚱뚱한 지갑
詩최마루
여러 날 굶주린 지갑은 월급날이 되자 포식을 합니다
구운 만두에 얼큰한 탕과 딸애가 좋아하는 매콤한 떡볶이
아! 고생하는 아내의 목걸이 아니 아들의 성능 좋은 컴퓨터
이내
몇 십장의 지폐를 담아내자 늙은 지갑은 배가 터질듯합니다
아마
물물교환의 수단으로 세상에서 이만한 무생물은 없을듯하군요
그러나
각종 공과금과 필요 부분에 지출을 하고 나면
어느새
깡마른 형체를 좀처럼 바꿀 수 없어 안타까울 뿐입니다
순간
후줄근한 주머니엔
동전 몇 개가 메마른 현실을 종용하듯 또다시 시끄럽게 떠들어 댑니다
지갑은 항상 배고픕니다
사람들처럼 라면이나 빵처럼 제 입맛에 골라 먹는 신이한 재주도 없습니다
뚱뚱한 사람들은 살을 빼려고 노력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지갑이 최대한 뚱뚱해지는 걸 좋아합니다
이심전심이겠지만
삐쩍이 마른 허접한 상상이래도
궁핍하게 살아보니 막막하고도 지치는 것이 참으로 묘한 차이입니다
☆ 글쓴이 소개☆
*대한민국시인 文名최마루님의 글입니다. <저작권은 작가에게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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