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눈사람
詩최마루
난 사람입니다
그것도 눈사람이지요
겨울에만 나타났다가
겨울에만 사라집니다
혹독한 추위에선 아마도
나보다 강한 사람은
없을 것 같습니다
난 온화하거나 따스한 곳은
아주 질색이지요
우연이라도
의연한 나의 자태를 보실려면
매섭게 추운 날에는 볼 수 있답니다
난 가슴과 마음이 없습니다
그렇지만 사람들의 가슴과 마음에는
아늑하게도 자리를 잡고 있지요
오로지 매서운 겨울
한철에만 악착같이 살아남아서
피끓는 사람들에게
근사한 추억들을 만들어 주곤 하는 게
나름은 보람인 것 같습니다
난 세월따윈 무섭지 않습니다
잘난 사람들은 잘도 늙어도
난 아무리 해가 바뀌어도
절대로 변하지 않으니까요
내 할 말은 많지만
올겨울에도
순백의 화사한 알몸을
또 보이어 드리겠습니다
☆ 글쓴이 소개☆
*대한민국시인 文名최마루님의 글입니다. <저작권은 작가에게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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