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승
詩최마루
어느 품바의
자유로운 모양새에
그의 옷으로 바꾸어 입었습니다
찌그러진 깡통을 차고
퍼슬한 밥알을 세워보며
시장이 반찬이라는 말을 경험합니다
목숨을 부지하려 눈물만큼 아릿한
구걸을 업삼아 본능으로 살아갑니다
사계절 내내 식탐이 나를 지배합니다
의식주 중에 가장 고약한 식욕에
나의 생은 절망일 때도 있었습니다
어쩌다 재수 좋은 날은
잔치집에서 우리의 명곡을 불러주고
밥 한 덩이와 나물 몇 가지로 만족하며
그날만은 포만감을 제대로 만끽합니다
몇날 며칠은 굶어서인지
하늘도 제대로 시무룩한 날
괴괴한 집 낡은 사립문에
남루한 노승의 탁발을 의아해하였습니다
순간 어느 산사에서 몰래 공양중
불타의 가르침을 잠시나마 새겼더니
어느새
희노애락의 높은 덕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비록
내 거죽이 차마 우스꽝스러워도
거룩한 불경을 게송한다면
그 또한 업장소멸이니
깡통과 찌그러진 숟가락이 목탁인지라
오로지
행복은 마음안에 온건한 전원이니
볼새없이 영원한 품바가 되기로 결심했습니다
☆ 글쓴이 소개☆
*대한민국시인 文名최마루님의 글입니다. <저작권은 작가에게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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