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의 서막
詩최마루
나의 궁핍한 행적에 대한 얇은 일기장을 끌어안고
어떻게 생의 오솔길을 편집할까를 고민해 본다
살아생전 뜻하지 않은 고통을 증오하고
사랑에 함뿍빠져 정신을 잃을 때도 있었지만
세월이 기괴하게 흘러 늙음을 고고하게 맞이할 때
이승에 남길 유언하나를 던져두고
더불어
그를 애도하는 마음이 깊은 날만큼은 바람이 심하게 부는데
그런 날
내가 이승을 떠나는 날임을 감지해본다
꽃잎하나
바람에 실리어 보이지 않는 곳으로 사라지는 것처럼
죄값의 기본을 계산하여 가장 이성적으로 판단된
관을 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