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퍽한 명상
詩최마루
피부가 눅진하게 늘어나는 오후
머리통에는 수박만큼 상큼한 씨앗을 길러내고
땀구멍에 쏟아지는 추억의 샘물을 점심내내 걸러내었다
동앗줄만큼 질긴 머리카락도 가르마에 혼비백산 흩어지고
수십 년 튀어나온 조둥이가 피노키오처럼 늘어나는 깊은 오후
거울에 반사된 햇빛에 실명된 눈동자가 운좋게 조절되어
신기루를 보는 것 같은 눈알이 종일토록 흔들리는데
발등위에는 피곤한 자의 무거운 족쇄가 시대의 낙인처럼 찍혀있다
<오후의 분위기 있는 명상중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