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산 교육대
詩최마루
누런 훈련복을 기워 입고 군기로 무장한 교육생이었을 때
여린 감수성은 낡은 군복주머니에서 많이도 힘들어 했습니다
특히나 입술만 뾰족하게 보이던 빨간 모자 아저씨는
지옥에서 금새 달려온 화난 사나이 같았지요
하루 종일
구호를 외치며 팔을 하늘 높이 흔들어 충성을 다짐하였고
점점
탄환같은 날랜 몸으로 일구어가던 때 엄마생각이 간절했습니다
식판에 담긴 짬밥도 훈련기간인지 가끔은 딱 20초만 줍니다
찬으론
깍두기 세 개와 씁쓸한 된장국들로 보잘 것 없는 음식입니다
그런데도
근육은 점점 탄력이 올라오고 힘도 몇 곱절 좋아졌습니다
이제는
못 먹는 음식이 없을 정도로 식욕이 왕성해졌어요
요즘은 종일
내 몸에 착 달라 붙어있는 것은 소총과 철모 군화 방독면 수통
탄띠 대검까지 모두가 저의 피부같은 존재들입니다
어쩌다
초전박살 10분간 휴식중 훈련소 밖에서 달려가는 버스를 보고
남쪽의 가족들이 너무나 그리워서
내 마음은 이미 그 버스에 올라 타버렸습니다
얼빠진 순간 31번 교육생을 지목하는
조교의 벼락같은 호출에 심장이 멎어 엄마를 잊어었지요
한 달 이상의 정신교육은 그리움과 자유로움에 대한 엄청난 갈등으로
황망한 딜레마에 빠져 한동안은 무서우리만치 심한 유혹을 당했습니다
그러나 각이 진 군가에 복명복창의 강인한 정렬이 이어졌고
매일같이 칼같은 저녁 점호와 함께 가차없이 소등이 되면
준비태세와 함께 군인만의 살아있는 수면을 취해야했습니다
곧 두 시간 후에는 삼 번초 경계근무에 투입해야하고
내일은 착검을 한 후
실탄이 날아오는 최전선 고지를 사수해야 하는 명을 받았기에
군인수첩도 조금은 쉬게 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럼
노곤한 이 밤을 단결로 인사하고 말지요
* 산악부대인 제3군단 최정예 제21사단 최강의 백두산 교육대 제1내무반에 제31번의 명찰을 달고 방산 제258기로 6주 교육을 마치고 최전방 포병부대인 제875*부대 제16*포병대대 제1포대인 알파포대 근무중 사단법당 도솔사 연대법당 장안사 대대법당 대암사를 두루 근무하며 수많은 장병들과 30개월의 군복무를 함께 했습니다
조금 늦게 입대해서인지 참으로 힘든 군생활이었지만 그리운 현역시절중 교육생이었던 당시 군인수첩에 몇 자 그려놓은 잡문을 22년만에 우연히 찾아서 그대로 올려봅니다
지금의 기분을 표현하자면 처음 M16소총 10발을 쏘아보던 감동처럼 격한 감격이 밀물처럼 밀려오는군요
당시 함께 근무한 대한민국 육해공 해병대 특공대 공수부대 서부 동부 전선 장병이었던 여러분!
고방산 제258기 제31번 교육생이었던 시인 최마루 인사올립니다
끝으로 훈련소의 특수한 거수경례로 힘주어 외칩니다
늘 행복하시고 건안하십시오 “탄 - 켤”
나만의 추억은 아닐 것이다
현역으로 군생활의 엄청나고 지독한 기억들이
아직까지 꿈속에서 으르렁거린다
날랜 허리에 찬 대검과 실탄을 매만지며 군복의 옷깃을 세웠다
철모에는 사철나무가 우람했고 얼굴은 검은 위장막을 굳세게 한 채로
지뢰를 피해가며 수색과 매복을 강도있게 수행하였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훈련중에 포병군기는 상상을 초월했다
그 질곡의 땅에서는 점차 뼈속까지 군인이어야만 했다
생존과 평화를 위해 내 가족을 위해
영혼까지 충성을 해야 했고 그것만이 군인의 사명이었다
특히 저녁 점호는 엄중했었고
칼 같은 겨울추위가 허약한 심사를 매정하게 후려쳤다
휴전선의 여름은 장관이었고 적막함은 사람의 심정을 죽여나갔다
문득 첫사랑을 생각하며 철책을 기대이다가
오직 나 혼자의 고독은 무섭게 시작되었다
그럴때면 천둥 같은 굉장한 포성이 내장까지 뒤집어 놓았다
그땐 정말 몸 자체가 병기인 나는 절도있는 군인이었다
- 군생활의 염문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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