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이빨사이로 날아 가버린 한 마리 새
詩최마루
어제 나는 보았습니다
하늘아래 내가
삶에 불청객인 이끼처럼
보잘것없는 점처럼
땅속에 꺼꾸로 처박혀 있던
목석 같이 못난 나를 보았습니다
시간을 달리는 시계를 살짝 만지다가
감전이나 된 듯
결국은 나 자신도 삶에 포로인가 싶었죠
안경너머로
내자신의 몰골 속에
주름진 이마가 너무나 가여웠습니다
그리고
나의 껌닥지 같은 과거도
눈물처럼 얼어 붙었구요
밤새 부르짖는 한숨소리에
아내가 덜컥 겁을 먹더이다
두 손을 배위에 올려놓고
거대한 애국가를 부르듯
나의 생일노래를 경청해 봅니다
예전에 어머니의 너무나 따스한 곡
문득 감미로운 자장가 소리가 기억 나는군요
삶속에
흐릿한 그림은 그리지 말라고
그리고
나쁜 음악도 듣지 말고
슬픈 구경도 하지말랬지만
나는 결국은 모두 듣고 보고야 말았습니다
하늘아래 모든 사람들처럼
억세게 걷다가
힘없이 풀리는 두 다리가
오늘따라 나를 더욱 가증스럽게 합니다
담배꽁초만 빨다보니
검은 이빨사이로 한 마리 새가 날아갑니다
눈물을 흘리며 고공을 가로지르는 저 새는 도대체 누구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