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엽서
詩 최 마루
분지처럼 흐드러진 풍경 속엔
유채꽃 한 아름을 추억하는 곳으로
바람의 언어들이 나무 사이를 지납니다
그새 한 풍광의 막이 엷어지자
거대한 호수와 연초록의 지문을 지나
어느 촌로와 함께 거니는 누렁이는
정겨운 꼬리마저 들바람에 산들거리네요
진정으로 여기는 너무나 아늑한 곳이라
한동안 한갓지게 쉬어가는 구름처럼
세월도 쉬이 느긋해만 지는 것 같습니다
그새 어느 틈엔가
날이 선 성품도 무디어질 것 같아서
말괄량이 같이 덜렁거리는 바람들이
충분히 여행 올만 하네요
와중에 사계 가운데 가을 가을만 따라
온통이나
노란 물결들이 추상의 바람을 연모하니
이 즈음에 산야의 즉흥곡으로 스미는데
시방은 사방을 아무리 둘러보아도
나만큼 행복한 이는 없을 것 같습니다
* 한갓지다 : 한가하고 조용하다
☆ 글쓴이 소개 ☆
* 대한민국 시인 文明 최 마루님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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