짬밥
詩 최 마루
늠름한 군인들만이 먹을 수 있는
위대한 군대밥상입니다
365일 내내 칼같은 삼시 세끼를
일식 삼찬으로 우람한 군용식판에 담습니다
군대의 식사예절에는 젓가락이 없으며
식탁에 팔을 걸쳐도 떠들어서도 아니 됩니다
혹 간식으로 반합에 끓인 라면을 접할 때면
특수한 군용숟가락으로 먹어야만 제 맛입니다
아마도 신병 때의 라면이나 특식이면
거의 흡입이 아닌 마시는 수준이 되기도 하지요
별식으로는
설탕 옷을 입힌 튀김건빵과 햄버거등이 있으며
야외의 전투식량도 상당히 별미랍니다
어쩌다가 PX 음식을 만나면 거의 환상이구요
사탕 한 알에도 눈물이 똑똑 떨어집니다
위용스러운 군대밥이 독특한 것은
취사기에 쌀알을 증기로 찝니다
역시 정성어린 어머니의 집 밥이 최고지만
일명 똥국이나 쥐포같은 양배추 김치 맛도
더러는 운좋게 경험하지요
하지만 장사병 누구에게나 넘치는 자율배식에
우유나 음료는 지극히 정다운 것들이며
아무리 많이 먹어도 절대 영창은 안갑니다
부작용은 배가 너무나 불러서 행복한 짜증으로
잠시 갈구는 고참이 혹시 있을 수도 있습니다
짬밥은 입맛으로 먹는 음식이 아니며
군복을 입은 자만의 특수한 맛으로 섭취합니다
더구나 갖은 훈련중에 먹는 그 맛이야말로
평생 잊을 수 없을 영원한 참맛입니다
군식단의 청결상태는 군기만큼 정갈하며
짬밥을 대략 2년 정도 먹고 나면
이후에는
신기하게도 못 먹는 음식이 없어져버립니다
입대 전에 속이 불편했던 이들조차
하나같이 모두 완쾌되어서 제대를 하지요
풍성한 정량에 관록의 짬밥은 계급 순입니다
든든한 뱃속처럼 전선에는 이상이 없습니다
팔구십 년대 당시 30개월의 군복무중
2700그릇을 먹고도 그때는 정히 몰랐었지만
지금에서야 군생활에 꿀맛 같았던 추억의 미각이
문득 너무나도 그리워집니다
이제는 오래 전에 예비군도 끝났으니
일생에 언제 다시 한 번이라도
그 믿음직했던 짬밥을 시식할 수나 있을 런지요
* 군용 숟가락 : 오목한 포크수저
* 저 역시 입대 전에는 많이도 야위었지만 제대 후 건강을 되찾았고
근력이나 풍채가 람보 동생처럼 탈바꿈 했습니다
여러모로 생각해보면 제 인생에 잃은 것보다 얻은 게 더 많은 군생활이었습니다
현역시절 당시 짬밥하면 참으로 생각이 많아집니다
당연히 편식은 북쪽으로 멀리멀리 도망을 가버렸습니다
아울러 국군장병 여러분!
늘 건강하시고 무탈하시길 대한민국 시인 최 마루는 진심으로 고대합니다
☆ 글쓴이 소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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