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완의 오해 (3)
詩 최 마루
막 수술을 끝낸 환자들은 한 여름에도 추위를 탑니다
해서 병동으로 돌아오면 최대한 따뜻하게 몸을 추립니다만
뻔히 옆을 지켜보면서 에어컨을 세차게 켜버리는 못된 손목이 있습니다
이런 인간은 사람입니까! 동물입니까!
그래서 결론을 내리자면 본능만 살아있는 동물의 군상들이라 판단하고야 맙니다
고상한 사람들이 인간 같지도 않는 것들을 왜 원숭이라고 비하들 할까요
- 1 -
사람들은 제 배고픔은 알아도 지혜와 지성이 말라 있다는 걸 잘 모른다
다만 본능은 노력하지 않아도 되는 추악한 버릇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 2 -
지금보다 조금 더 젊은 20대 중반의 어느 봄날이었습니다
홀로 길을 걷고 있을 때 맞은편에 처녀 두 명이 미소를 지으며 나에게 다가옵니다
혹 시간나면 차나 한잔 하잡니다
하지만 무언가 어색한 느낌
때마침 왼쪽에 주근깨가 좀 있는 아가씨가 돌을 아시냐고 묻습니다
그때 나는 도를 돌을 아냐고 들었기에 멋쩍게 고등학교 때 배운 지구과학이
생각나서 화강암이나 각섬석 편마암 장석 운모 등의 특색을 나름은 나열하니
갑자기 목례를 하고는 병아리처럼 달아나버렸습니다
그때나 시간이 한창 흐른 지금이나 도무지 이해가 되질 않습니다
종교나 특수한 의식에 지배되는 사상의 묘미가 과연 무엇이기에
대부분의 사람들을 고질적으로 만들어버리는 것인지에 한창을 고민해봅니다
사람은 극히 사람답게 살기위해서는 가장 보편적인 삶에서 후회는 없어야겠죠
무릇 개인의 가치 기준이 남다르니 딱히 훈계할 일은 또 아니지만요
- 3 -
설탕은 달고 소금은 짜고 식초는 새큼하니 사람들의 일상도 이와 같지만
혼용에 있어 도가 넘치면 그 삶 또한 요리사의 작은 실수와 같음이어라!
- 4 -
오늘 아침에는 문득 거울을 보니 시커멓게 늙어가는 한 남자가
엄청난 세월 속에 숙성되어서 그의 생애로 꾸릿한 진물들이 물엿처럼 흐릅니다
잠시 지쳐가는 인생에 고하여 당분간은 심각한 고독에 휴전협정을 해야겠습니다
- 5 -
오늘은 자전거가 타고 싶어서 우주로 달려가는 자전거를 그려 봅니다
한없는 나의 사랑과 이채로운 사상을 가득 싣고 하늘문을 두드리자
오토바이를 타고 오면 위대한 문이 열린다네요
그래서 오토바이를 그려서 급히 도착했지만 몇 백 광년 뒤나 오랍니다
너무나 황망해서 물어보니 조금 전에 대문의 방향이 바뀌었답니다
더구나 기가 막힌 것은 다음에 올 때는 마음의 풍차를 타고 오라네요
- 6 -
모든 사람들은 법 앞에 평등하다지만 그 평등의 기준은 무엇인지 가끔은
무지 햇갈립니다
법이 없는 세상을 소원하기보다 관습법조차 몰라도 되는 세상은 없는 것인지요
사람들마다 가장 도덕적인 양심법이 물처럼 소통되는 그날까지 법은 계속하여
진화할 것임은 자명한 일입니다
- 7 -
* 미완(未完) : 미완성 (아직까지 덜 되다)
* 이 작품은 일상의 이야기와 경험들을 옴니버스식 구성으로 서술한 실험시입니다
☆ 글쓴이 소개 ☆
* 대한민국 시인 文明 최 마루님의 글입니다.
<- 저작권은 작가에게 있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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