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明 최마루 시인의 고혹한 시어는 언제나 분홍빛 나비로 화하여 영롱한 시향과 함께 영속의 숱한 세월들을 수려하게 채색해갑니다

대한민국 시인 文明 최마루의 시어 탐구는 광활한 우주를 표표히 너머 외계의 이채로운 물음표에 살포시 안착해봅니다

최마루 시인의 은은한 분홍빛 선율 속으로 휩싸여버린 숭고한 사색!

글쟁이 잡놈마루의 호곡소리

미완의 여정

시인 文明 최마루 2013. 7. 8. 22:06

미완의 여정

 

  詩 최 마루


어느 집의 실화입니다

그 댁에 큰아들이 장가가는 날

이른 아침부터 아버지는 흥에 겨워 벌써 거나히 한잔하고는

결혼 당사자인 며느리에게 전화를 합니다

아가야! 너 오늘 결혼식장에 참석할 끼가!

친지들이 모두 웃고야맙니다

신부없는 결혼식이 세상 어디에 있겠습니까!


- 1 -


나무는 뿌리를 땅속깊이 내려야만 자신만만하게 버티며 더욱 견고해집니다

이처럼 정신력이 생동하는 사람에게는 각오와 맹세가 뿌리의 근본을 이룹니다

저 역시 오늘부터 투박한 신발에 붙어버린 다짐의 노력을 위하여

오로지 가슴깊이 또 맹세하여봅니다

다만 의기로운 남자의 마음이라면 거룩한 뿌리를 향하여 더더욱 굳센 담금질로

박차를 가하여야겠습니다

당연히 목표가 있어야만 의지와 추진력이 발동하겠지요

사람은 누구나 소원이 있으며 뿌듯한 희망도 항상 주위에 있습니다


세상에 살아있는 모든 자들이여!

뜨거운 삶을 원대하게 사랑합시다


- 2 -


생체시계로 보면 나무는 빛의 길이로 사람은 일기예보로 살아갑니다

그러나 가만 생각해보면 딱히 아닌 것도 같습니다

왜냐면 저 같은 이는 밤낮 없는 희노애락에 그만 그만 살아가고 있으니까요


- 3 -


잠은 오는데 누우면 또 잠이 아니 옵니다

고뇌는 버릇처럼 달려들고 이 졸리는 밤이 두려워집니다

당장 찾아오는 수면을 마다하면 내일이 징그러울 정도로 수척해집니다

매일을 이렇게 다투다보니 내 얼굴이 시들어가는 민들레 같습니다

그래도 아직은 꽃을 닮아 볼만 합니다

이후의 후유증이 참으로 고민 중에 상고민이 되어갑니다

그야말로 잠은 결코 시들지도 않는 것 같습니다


- 4 -


새벽 두 시경 동네의 음식 쓰레기를 조용히 거두는 노인이 있습니다

제가 저녁 일곱 시경에 식사를 한 후 매일마다 창작을 마칠 쯤 이지요

어느 순간부터 그분의 일하는 소리에 잠을 자도 되는 시간으로

조건없는 저의 일방적인 약속이 되어져 버렸습니다

오늘따라 비가 한창 쏟아집니다 또 무의미하게 그분을 기다려봅니다

그런데 빗소리에 관심이 섞이어 내내 바깥으로 신경을 집중하다보니

퇴고 중의 시어들이 분주한 혼란에 휩싸여버렸습니다


사정이 이러다보니

장마철의 근심에 오늘은 잠자는 것을 아예 포기해버렸습니다


- 5 -


저는 소설 쓰는 게 귀찮아서 시를 씁니다만 시어의 짜임새나 함축에

더군다나 글자 한 음절에 골몰하다 보니 어느새 미친놈이 다되어 버린 걸

어느 새벽에 우연히 알아버렸습니다

이런 자부심이 난감하다기 보다 참으로 답답하다가 막막해지더니

시원한 바람이 불면서 내처 멀리멀리 도망을 획 가버립니다

나는 이제 도대체 어쩌지요

심각한 한숨이 들리어 주위를 휘휘 둘러보니 이거 난처한 정도가

도무지 아닌 것 같습니다


- 6 -


부부가 되어서 반백년이 한참 지난 훗날 계단처럼 나이가 들고 들어

한 사람은 방에 누워 떠난 님을 생각하고

또 한 사람은 산속에 누워서 무얼 생각할까!

다시 만날까! 말까! 하다가 이승에 마지막 남은 사람의 몫으로 놓아두다

인연이 깊으면 언젠가는 또다시 만나겠지

아님 말구 - 그래도 만나야 해 - 아들과 딸이 따라오거든

이제 우리 사이는 싫고 좋고가 없다네 - 님은 영원토록 내 사랑이야

얼씨구나!  얼~쑤!


- 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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