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인
詩 최 마루
세상에는 아직도 배고픈 사람들이 많습니다
무섭도록 외로운 사람들도 있습니다
추리한 옷에 핀 곰팡이가 떨고 있는 새벽
먹다버린 음식쓰레기를 본능으로 뒤지는
아! 저 기막힌 광경은 무엇인가요!
저이는 분명
당분간 사람이기를 체념하는 것 같습니다
유년시절부터 너무나 안타깝게도
세상에서 비참히 버려진 천덕꾸러기였음에
노쇠만하여 실낱같은 힘조차 없어 보입니다
더구나 어릴 때부터 겪어온 실감나는 고통에
사연조차 모르면서 게으르며 무능하다고
저이에게 욕할 이유는 아무도 없어야합니다
누구에게나 보호막의 부모조차 없다면
저 엄청난 굴레를
송두리째 벗어나지 못하는 게 당연할지도 모릅니다
저이에겐 피마저 말라 버린 지는 오래일터이고
상념조차 낙엽처럼 부서져버린 삶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니 의지조차 오래전 잃어버렸는지도 모를 일이지요
무서운 것은 사람의 말을 잊어버린 것입니다
사람들이 코를 막고 야속하게 도망 가버린 길을
저이는 또 다시 터벅터벅 홀로 걸어가야 합니다
나는 눈물이 나지만 저이는 왜 울지 않을까요!
* 체념(諦念) : 희망을 버리고 아주 단념함을 말함
☆ 글쓴이 소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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