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明 최마루 시인의 고혹한 시어는 언제나 분홍빛 나비로 화하여 영롱한 시향과 함께 영속의 숱한 세월들을 수려하게 채색해갑니다

대한민국 시인 文明 최마루의 시어 탐구는 광활한 우주를 표표히 너머 외계의 이채로운 물음표에 살포시 안착해봅니다

최마루 시인의 은은한 분홍빛 선율 속으로 휩싸여버린 숭고한 사색!

바람처럼 흩어진 발자취를 음미하며

진혼곡

시인 文明 최마루 2013. 11. 2. 21:38

진혼곡


                   詩 최 마루


이십 수년전 대구 임휴사에서

어느 망자의 슬픈 영정사진이

유독 이끌렸습니다


아직

이승의 슬픔이 괴인 눈동자에

엄청난 미련이 넘치어 있었지요

허나 이미 육체의 옷을 벗었기에

무언의 대화로 만족해야했습니다


더구나 애증에 휩싸인 진혼곡에

실존은 연기처럼 사라졌지만

그녀의 

응축된 상처들은 은은한 향처럼

높이만 타올랐습니다


오래 전 그날의 잔잔한 기억은

평면화속에 고이고이 펼쳐진

또 다른 입체감이었습니다


누구에게나 생사의 기로에서

연정으로 소통되는 가치에는

한동안 

고결한 타종조차 침묵합니다



* 진혼곡 (鎭魂曲) : 죽은 사람의 넋을 달래기 위한 곡을 말함

                        {레퀴엠 - 죽은 이의 영혼을 위로하기 위한 미사 음악}


* 군입대 며칠을 앞두고 대구 상인동 임휴사에서 점심 공양을 끝낸 후

  문득 부처님 전에 어느 젊은 아가씨의 영정사진이 저의 기억에

  오래도록 남았습니다


  그녀와는 사진 하나로 생사에 잠시 스친 연이 되었지요

  비슷한 또래여서인지 어디선가 본 듯한 평범한 얼굴이었지만

  무언가 그녀의 남길 말들이 바람처럼 들리어왔습니다

  당시 무슨 사연으로 일찍 세상을 떠났는지는 모르지만 잠시나마

  가슴깊이 축원을 해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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