使者의 초대
詩 최 마루
사후세계에서 초대장이 날아왔습니다
비밀이 많은 나는 벽속으로 숨어들고
뜬금없이 마중 나온 수려한 원혼들마저
의미심장한 긴장감을 무겁게 토해냅니다
초대의 주소는 공포스러운 기암절벽에
괴기한 꽃무덤이었습니다
어느 사이 오묘한 분노의 영역에서
영원한 자유를 심오하게 노래하던 전생이
시무룩한 업장을 심히 꾸짖고 있었습니다
망부석마냥 깊이 생각해보건대
내 한창 불사조처럼 살았을 때
영매의 고상한 경계를 무지로 착각하여
장대한 죽음의 귀환을 차마 예감하지 못하였던
예전의 엄청난 실수가
그예 비극이 되고야 말았던 것입니다
심지어
하루 안에도 오욕육정에 죽었다 살아나거늘
내 이승에 끝없을 영혼의 피맺힌 절규는
세월만큼 가파른 육신을 팍팍하게 이끌고
만상을 뒤로한 채로 인과응보의 길을 내달려
죽음의 여정에서 뒤늦은 후회를 해봅니다
이 모두가 비록 부질없는 것이겠지만
모든 비록과 비답은 결국 나에게 있었습니다
하지만 사후의 비밀은 알 수도 없거니와
알 필요조차 전혀 없을 것만 같습니다
이에 유감스러운 까닭은
인류사의 영원한 숙제이기 때문입니다
* 사자(使者) : 죽은 사람의 혼을 저승으로 잡아간다는 이를 말함
* 오욕(五慾) : 재물욕 색욕 식욕 명예욕 수면욕의 다섯 가지를 말함
* 육정(六情) : 여섯 감정에 희(喜) 노(怒) 애(哀) 낙(樂) 애(愛) 오(惡)를 뜻함
* 비록(祕錄) : 비밀스러운 기록을 말함
☆ 글쓴이 소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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