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등록증의 비애
詩최마루
오늘 화성으로 이사를 갑니다
그런데
지구에 밤 지새운 전기요금은 어떻게 하죠
아!
눈물만큼이나 흘린 수도요금도 있었네요
그리고
작은 흥분 안에 애절하니 가슴 진한 흔적들 외
또 뭐가 있을까요
그렇군요!
몇 년 전에 미뤄뒀던 설거지도 해야 하고
내 영혼의 싱그로운 오두막도 팔아야 하고
혼인도 했으니
가슴 애이는 인연들이 정말 마음에 걸리네요
숫자에 불과한 주민등록증은 방긋 웃고 있는데
이사가 마음먹은 것처럼 그렇게 쉽지만은 않네요
그래서 결심합니다
몸은 여기다 두고 뭉클한 영혼만 이사 갈랍니다
녹색씨앗도 하나 근사하게 챙겨서
비가와도 행복할 것 같은 화성 구만 구천 구백 구십 구 번지
거기에서는 하숙을 할까 노숙이나 할까
이래저래 고민해 보아도
나를 과실치사할 수 밖엔 별다른 도리가 없을 것 같습니다
결국 그 많은 시간
고작 종이 조각 같은 까닭 몇 개만 깨닫고
제기럴!
오늘도 헛장사 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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