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明 최마루 시인의 고혹한 시어는 언제나 분홍빛 나비로 화하여 영롱한 시향과 함께 영속의 숱한 세월들을 수려하게 채색해갑니다

대한민국 시인 文明 최마루의 시어 탐구는 광활한 우주를 표표히 너머 외계의 이채로운 물음표에 살포시 안착해봅니다

최마루 시인의 은은한 분홍빛 선율 속으로 휩싸여버린 숭고한 사색!

글쟁이 잡놈마루의 호곡소리

고목의 독백

시인 文明 최마루 2009. 5. 3. 01:30

고목의 독백 

 

            詩최마루

 

타임머신을 타고

예전을 거슬러 인심 좋은 고을에

나무가 되기로 했다

 

서낭당이 가까워 오색 옷을 입은 나는

한 번씩 무당의 칼춤에 정신도 아찔했으나

무녀가 던져 버린 막걸리 한 사발에 정신을 되찾곤 했다

 

어느 초승달 밤엔 살이 물씬 오른 사랑을 엿보았고

산적들의 음흉한 흉계도 엿들었다

곡예산을 넘는 봇짐장수의 한 많은 곡도 들어주고

천둥 번개의 괴팍한 장난에 껍데기가 벗겨진 아픔도 감수해야 했다

 

그리고 주정뱅이의 고약한 소변도 받아 주고

전쟁터의 화살받이도 불평 없이 감내하였다.

가끔씩은 새끼줄로 목을 매는 단두대 역할도 본의 아니게 설정되었다

 

무생물로 살아가면서도 무딘 나무이기에

아직 나는 나이조차 모른다

 

이러한 이유로 세상방황을 갈망했으나

뿌리깊은 곳의 강력한 밀착을 이기질 못하여

수 천 년이 지나도 과묵하다는 소릴 듣는 그런 나무이다

 

생물학작용으로 나이테만 늘어나고

어깨 죽지에 새들의 둥지가 점점 무거워

이제는 심한 근육통을 앓고 있다

 

그래서 어깨위로 싱싱하고 믿음직스런 가지 하나를 멋지게 발육하고 있다

 

사람들은 나의 증손자뻘 나무에게 이르길 유형문화재 국보나무란다.

왕의 연이 닿인다고 어깨 한번 들어 준 노고로 

정이품송인 나의 한참이나 후손인 어린 나무

예전의 나무라면 그 정도야!

 

사실 사람들이 탐욕에 앞서 도끼로 마구 찍어 대는 실수로 

나무들은 깜짝이나 놀라 아직까지 근육이 경직되어 있는 것을

오래 전에는 가지 정도는 흔들거리며 제법 춤사위도 했었는데

무심하게도 세상인심은 전혀 모르고 있는 눈치다

 

사실 정이품 송은 전날 억센 바람에 어깨가 꺾여

아킬레스건이 나가는 불상사를 맞았고

물리치료 중에 왕의 행차를 맞아 어찌하다 보니 마침 그런 행운을 얻었다

 

요즘 유치원에 똑똑한 꼬마가 그려 놓은 그림을 보고

나무들은 또 한번 울었다.

나무도 밤에 편안히 누워 자는 그림!

그렇지만 나무들은 조용하게 항변 한다

 

누구를 위한 용도이며

누구를 위한 거룩한 희생인가를!

이 땅 녹색지구의 처절한 구호를 외치며 친구들인 산짐승, 날짐승들과

그리고 철마다 벗는 나무의 제 옷들을 바라보며

어딘지 모를 나무들만의 애잔함도 그렇다

 

불이란 녀석,

나무와는

악연의 관계일 수 밖에 없는가 보다!

 

하물며 그을린 몸으로도

힘든 이에게

안식의 그늘을 드리워 주는 고마운 나무를

사람들은 자르고 태우고 그것을 숫이라며 얼마나 뿌듯해 하는가!

 

자신들은 태워도 재로 남을 육신을

숫하나 생성 못하는 육체를 가지고도

언제까지 그렇게 기고만장 할 것인가!

 

애초부터 타임머신이란

사람들이 상상한 이야기 아닌가!

 

난 한자리에만 꿋꿋하게 서있는 늙은 나무

 

이름없는 고목이라고들 하지

 

 

☆ 글쓴이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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