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明 최마루 시인의 고혹한 시어는 언제나 분홍빛 나비로 화하여 영롱한 시향과 함께 영속의 숱한 세월들을 수려하게 채색해갑니다

대한민국 시인 文明 최마루의 시어 탐구는 광활한 우주를 표표히 너머 외계의 이채로운 물음표에 살포시 안착해봅니다

최마루 시인의 은은한 분홍빛 선율 속으로 휩싸여버린 숭고한 사색!

생각하는 삶

삶의 무게

시인 文明 최마루 2010. 1. 25. 01:45

삶의 무게

 

                                        詩최마루

 

-1-

한 소년이

똘망똘망한 눈으로 세상에게로 조곤조곤 이야기를 합니다

 

-2-

그는 주정뱅이의 아들로 태어나 8살 때 만두가 먹고 싶다라고 하다가

술 취한 아버지의 발에 무자비하게 채였던 기억이 가끔씩 난다는 군요

천성은 아주 맑은 분이셨는데 그 놈의 더러운 술이 사람을 망쳐 놓더라 이거죠

어쩌다 심부름으로 막걸리 담은 주전자를 십대 초부터 우유처럼 빨고 살았다 네요

그리고 거의 매일을 통행금지 전까지 비틀거리는 아버지에게

어린 소년은 지겹도록 목발이 되어야만 했답니다

12가 가까워 집에 가까스로 도착하면

어머니의 목소리는 119 구급차처럼 검은 밤을 온통 확 뒤집어 놓았지요

그 소년은 이러한 환경 안에 보고 듣는 것이 너무나 원망스러웠고

매일같이 깊은 새벽까지 몸서리치도록 죽을 맛이었답니다

동생들은 죽어라 울어대고 찌지고 뽁고 와장창 깨지고

! 정말 엿 같은 세월들이 그의 투명한 기억을 완전 장악해 버렸답니다

 

집구석 꼴이 이 모양이니

가난은 그야말로 거머리처럼 챡 달라 붙어서 엄청 친한척했고

친인척들도 왕래가 거의 없었으며 이웃들도 가까이 오질 않으니

완전 절간 같은 집에 귀신들만 사는 그런 집이었다 네요

입고 먹는 것도 그야말로 기가 막혔다는 군요

정말이지 징그러운 하루하루를 살면서 하루도 편안한 날이 없었고

그는 스무 살이 될 때까지 항상 집 주변을 서성거리며 울고만 살았다 네요

하고 싶은 거 먹고 싶은 거는 그냥 꿈이었고

마음 편안함이 제일 부러웠답니다

 

주변 환경이 이렇게 멋지다 보니

10대초부터 숙제만 끝나면 찌그러진 집 뒤편 모퉁이 아주 작은 곳에

소년만의 아늑한 공간으로 쪼그려 앉아 항상 찾아오는 저녁을 맞이 했다는 군요

아주 개 집만한 곳에 그래도 따스한 햇볕이 들어오는 날이 제일 행복했답니다

그리곤 몇 시간을 움직이지 않고 넋 놓고 앉아 있을 때가 매우 많았다 네요

소년이 멍청해서가 아니라

마음 안에 올라오는 서러움과 어쩔 수 없는 현실 앞에

그냥 초라하게 말라가는 명태 같은 그 숱한 시간들

그러한 시간들이 너무나 초췌했답니다

짧은 그의 생에 참으로 많은 경험과 고통

그리고 그야말로 충격적인 별꼴별꼴들로

소년은 청소년기를 아주 타박하게 보냈답니다

반항과 역겨운 그야말로 더러운 세월들 이었다 네요

원망과 분노가 그의 가슴 깊이 구석진 곳에 오래 전부터 썩고 있었습니다

자신을 학대하며 죽음을 사랑하기 시작했고 열망했지만

그나마 희망의 그림자를 동경하며 맥 빠진 미소를 조금씩 사모했다는 군요

그리고 온밤을 하얗게 지새운 수많은 나날들을 되짚어 보기 시작했답니다

 

 -3-

그러던 어느 날 해가 예쁘게 뜬 아침 

그 앳띤 소년은 작은 시인이 되어 있었습니다

 

                                       -4-

삶의 무게만큼

그 소년에게 고난의 반경은 좀처럼 좁혀질 기미가 전혀 보이질 않는다는 군요

그에게 생의 굴곡이 많아서인지 인내의 한계는 왕성하나

그가 하는 일들은 무조건 하늘조차 외면했답니다

사회구성원으로 열심히 라는 단어보다 거리로 어쩔 수 없이 내몰리는 계약직 무리 안에

그야말로 대접이 아닌 종자기로 약직의 억척스런 두건을 슬프게 두르고

한없이 어릴 때보던 똑 같은 하늘을 아직까지 멍청하게 바라만 보고 있답니다

 

산다는 게 이토록 이나 무섭고 무겁고 억센 것인지 미쳐 몰랐지만

그는 진중하게 결심을 했답니다

가슴 안에 쌓인 아픔들은 이미 공동묘지로 빽빽하고

눈물은 얼굴위로 버짐의 꽃으로 피어 있습니다

그래요! 사는 거 그 뭐 별거 있겠어요

그냥 조용히 혼자 궁싯거리다가 그러다 갑자기 부르면 미련 없이 가야지요

이젠 아무런 원도 한도 없는 듯

그의 눈에 비치는 모든 행위들은 보라 빛 세상으로 아름답게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5-

똑 같은 날이지만 오늘 하루도

멸치 대가리만도 못하게 살다가 햇빛에 그을려 주검처럼 나뒹구는

마음의 노숙자로 전락하기에는 너무나 안타깝고

그간 혼탁한 경험을 통해 더욱 강인한 궤적을 아름답게 승화하여

위대한 뜻을 바로 세우는 것이 그가 이 땅에 탄생한 진정한 이유이고

조국에 대한 원대한 사명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를 조용히 바라보면 안타까운 생각보다

애써 속을 삭이고 마음을 면경같이 닦아나가는 인성이 너무나 고귀롭기까지 합니다

 

진정 시안에 살아가는 그만의 유일한 행복이 너무나 멋져 보입니다

 

인생을 다양하게 꾸며 마음 안으로 안으로

모든 것에 대하여 사랑하는 법을 제대로 배워나가는 알찬 사람인 것 같습니다

그렇습니다

인생의 계단을 오를 때처럼 그의 턴실한 허벅지가 믿음직하고 아름답습니다

어떨 땐 그의 투박한 삶이 너무나 부럽습니다

그가 가는 길 위로 나의 관심이 그에 대한 신실한 존경이었으면 합니다

시냇물에는 음악이 흐르고 꽃 바람이 향내를 진동하며

먼산 아득한 수채화처럼 좋은 풍경이 활짝 펼쳐지는 그런 곳으로

오직 그만을 초대하고 싶습니다

그와 구수한 담소도 나누고 맛있는 식사와 차 한잔도 곁들여

그의 상처 많은 마음을 조용히 안아주고 싶습니다

그의 깊은 삶 안으로 몸부림친 청명한 눈과 목소리가 너무나 맑습니다

 

         -6- 

오로지 그를 만나기 위하여

나는 지금부터 꽃잎같은 시어를 채색하기 시작합니다

 

 

 

☆ 글쓴이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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