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목
詩최마루
운명같은 족쇄를 달았을 때부터
나는 그 존재를 고마워하지 않았습니다
바람같이 늘 그리운 이가 불러도
망설임이 너무 길어 왕래를 짧게 했지요
새벽마다 어둠을 통렬하게 게워 낼 때
옷을 벗는 바람소리가 그렇게도 쓸쓸했습니다
그럴 때면
물방울같은 가시내가 미치도록 보고 싶었습니다
어느 순간
그녀의 매력에 나포되어
응큼하게도 여자의 내음을 느낍니다
시련만큼 살이 떨어져 나가는 고통도
가을의 바다처럼 변하기 시작합니다
종종 발걸음을 지치다 어느새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기를 반복했습니다
내가 나를 너무나 미워했습니다
대나무같은 발목을 한없이 부여잡고
내가 걸어가야 하는 길을 오직 사모하며
사력을 다하여 이제부터 걷기로 했습니다
아니 발목이 부러져도 좋습니다
나에겐 아무것 없어도 스스로 편하면 행복한 것 이지요
이제껏 혼자 살았으니
오늘은
별을 태워 꽃같은 추억이랑 결혼을 해야겠습니다
결코
다분한 삶에 발목 잡히는 일은 아니라고 생각하니
또 행복합니다
☆ 글쓴이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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