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
詩최마루
막연한 답을 찾아 어머니의 자궁을 빌려 내 여기 왔노라
어설펐던 현실과 과거를 더듬어 후회라는 단어를 알았고
원망과 질책을 다하다 못해 담배와 술을 배웠노라
흔들거리며 주책없이 가는 길에 온갖 태풍이 불어도
내일이면 햇볕이 나를 찾아 수고로운 악수를 청할 터
요즘 사이다 같은 막걸리가 싱그워 소금을 한줌 탔다
무거운 머리
튀어나올 것 같은 눈
부러진 손목과 구멍 뚫린 성대
내 모양이고 실체이며 실존이다
아련히 구름 같은 것 타고 조용히 왔거늘
그참 문명의 이기가 무례하게 시끄럽구먼
여기 저기 조잡한 성체에 한눈 팔지 말고
제법 딱딱한 사고나 되씹어 날씬하게 추리하고
엉성한 생각을 둔한 머리로 한번 엮어봐야겠다
무얼하다 왔는지
지금은 도대체 나의 이치와 뜻있는 사색은 무엇인가를
내가 어머니 자궁을 왜 빌려 왔는지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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