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괴한 차를 마시고 요상한 탕을 먹다
詩최마루
눈동자로 자연의 그림을 기억하고
마음에는 회화처럼 아주 고즈넉한 날
목가적인 시골길을 우아하게 걸어봅니다
저만치에 원두막같은 다방하나가
고요한 눈안으로 첨버덩 빠져 들어오네요
순간이지만
구수한 차로 고상하게 음미해 볼 생각으로
나를 나에게 행복하게 팔던 날
오늘만큼은 온유하게 팔기로 했습니다
그대들 이리로 오세요
이런 날 나와 정답게 차 한 잔 나누도록 해요
아! 근데 글쎄요
갑자기 멋쩍어집니다
차림표를 찬찬히 보니 해괴한 음료들이 참으로 많으네요
기차 막차 기가차 행차 곡차 월차와 연차 주정차 오차
임차 하차와 승차 영차 점차 만차 똥차 아차 수차 시차
상하차 회차 장차 박차 아이차 영구차 첫차와 막차 대포차
이차저차 마차 세차 석차 전차 탑차 교차 폐차 피차
낙차 배차 발차 앞차와 뒷차 신차와 중고차 으라차차 까지
한참을 묘상한 차와의 향연으로 신비로이 즐겼습니다
여유로움에도 포만감이 있더군요
많은 차들로 골라먹는 재미가 쏠쏠하다보니
시간이 새는 줄도 모르고 배불리 행복해 하였습니다
허나
이런 이런 그만 식사때를 놓쳐버렸네요
마침 입맛도 깔깔한데
얼큰한 탕으로 가벼이 한술 떠 보실래요
주위를 둘러보니
이색적인 탕 전문점 하나가 정자나무 위로 비스듬히 누워있습니다
그럼 특대로 한 냄비 주문해볼까요
여기도 차림표를 둘러보니 요상한 탕들로 즐비합니다
허탕 맹탕 목욕탕 한탕 소탕 호탕 냉탕과 온탕 급탕
진탕 분탕 한증탕 음탕 우당탕 방탕 재탕 여탕과 남탕
증기탕 골탕 바탕 터키탕 중탕 뇌진탕 등이군요
하하! 기발한 명칭들이 가히 잡탕이군요
그대들 수저만 들고 이리로 오셔요
계산은 이미 제가 해놓았습니다
이토록 한적한 오후의 망중한이라
마음은 풍선처럼 대자연을 둥둥 날아다니고
오늘은 마냥 행복해서 죽을 지경입니다
그리고
신비한 추억들이 살아있을 축복된 땅위로
감성들이 풍요로이 어우러진 음식들을
알차게 골라먹는 재미로 또 기쁨으로
하루하루가 더없이 풍성하기를 기원하는데
버릇없이
매일 찾아오는 저녁하늘
멀리서
갖가지 행복들을 잔뜩 물고 온 새떼들이
저물어 가는 노을가까이로
늘 분주한 내 마음처럼
어느새 바삐 날아갑니다
☆ 글쓴이 소개☆
*대한민국시인 文名최마루님의 글입니다. <저작권은 작가에게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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