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
詩최마루
뒤뚱이며 걸을 때마다 머리를 바삐 조아리는
댁은 누구셔요!
꼬꼬댁입니다
조상님은 꿩과의 새였었죠
병아리 때는 얼마나 귀여운지 몰라요
그러나
사람들과 친분을 두고 있자니 섭섭한 게 너무 많아요
볏을 세워 새벽마다 홰를 쳐주고 기품있는 달걀도 생산하지만
사람들은 욕할 때마다 가만있는 나를 두고 닭대가리라고들 하더군요
그것도 모자라 식용으로
도리탕 강정 튀김 가슴살 개장 찜 갈비 볶음 죽 내장 발까지
온갖 음식들로 죄다 능욕해버립니다
그러고도 십이지 중에 열 번째로 경상도에서는
달구새끼라는 애칭으로 달구벌이라는 마을도 만들었답니다
허나 족제비나 쥐보다 멀쩡한 사람들이 더 무서워요
얼마 전 시장에서 보니 오골계는 약용으로 인기가 많다더군요
제 입장에서는 참으로 난감하기 그지 없습니다
다른 애완동물처럼 어떡하면 사람들과 좀 더 친할 수 있을까요
너무나 불안해서 물을 먹을 때마다 고개를 숙이지 못합니다
나도 모르게 그만 한숨이 새어 나오는군요
꼬끼오 꼬끼-오 꼬-끼-오
꼬꼬 꼬-끼오
☆ 글쓴이 소개☆
*대한민국시인 文名최마루님의 글입니다. <저작권은 작가에게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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