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이야기
詩최마루
육신이 온통 한가지라 잠시 찬란한 기억들이 아득만하오
언젠가
벼에 지탱하여 눈꽃처럼 나리었더니 쌍둥이들로 태어났소이다
비록 타원형의 보잘것없는 알맹이로 옷 한 벌 없이 누웠어도
그 품위마저 온유하며 빛깔 또한 미백이라
많은 이들의 칭송에 그 시작과 끝이 없었소이다
더구나 나의 일생동안 한 가닥 지혜조차 볼품이 없으나
누군가의 생명에게 이렇게도 멋진 생으로 다할 줄이야
내심 무생물의 비애조차 모르지만
나의 임무는 과묵하리만큼 다했던 것 같소이다
예전부터 사람들은 나를 두고
오늘따라 쌀밥 잘 먹었다라고 종종 격찬하는 걸 보니
나의 성은 쌀이요 이름은 밥인가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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