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明 최마루 시인의 고혹한 시어는 언제나 분홍빛 나비로 화하여 영롱한 시향과 함께 영속의 숱한 세월들을 수려하게 채색해갑니다

대한민국 시인 文明 최마루의 시어 탐구는 광활한 우주를 표표히 너머 외계의 이채로운 물음표에 살포시 안착해봅니다

최마루 시인의 은은한 분홍빛 선율 속으로 휩싸여버린 숭고한 사색!

바람처럼 흩어진 발자취를 음미하며

절름발이

시인 文明 최마루 2012. 2. 12. 23:24

절름발이


                            詩최마루


엉겅퀴에 발목이 걸려 아킬레스건이 오작동일 때

절뚝이는 세상엔 절름발이가 다소 어울리오


오늘은 볼펜도 알이 쏘옥 빠졌소

형광등 불빛도 미친듯이 깜빡이오

컴퓨터 자판은 자음이 그려지지 않아 이빨 빠진 시가 되었소

저녁에 고등어찌개가 십 여일전인걸 모르고 먹었더니 배가 심히 아프오

갓낸이부터 엄마의 젖이 부족해서 쌀뜨물로 연명했는데 지금까지 이러고 있소

살다보니 내 집과 부모님 집을 한꺼번에 사기당해 얼굴에 수심이 가득하오

걸레처럼 살다보니 직업도 수 십 여개로 안 해본 것이 없어 나름 만물박사지만

지인들에겐 능력 없는 놈으로 욕과 핀잔을 무례하게 잔뜩 받았소

이유야 간단하오

첫 단추부터 개약직이라 그 굴레가 엄청이나 잔인 하였소

사회생활 수십 년에 똑똑한 놈이나 영악한 놈들은 제법 만났으나

나처럼 멍청한 놈은 거의 없었소

언제부터인가 매일 밤 극심한 스트레스로 가위에 눌리고 시상에 눌리고

뒤숭생한 꿈으로 내 기린같은 목을 밤새도록 잔뜩이나 조르오

어느덧 술과 담배가 나의 절친한 친구가 될 수밖에 없었소

국수 한 그릇도 편히 삼키지 못하니 사는 게 참 별스럽소

생전 부모님이나 형제들에게도 사람구실 제대로 못해봤소

이렇게 삶이 눅눅하니 세금납부 할 때마다 가슴이 철렁이오

이게 어디 진정 사람 사는 세상이라 하겠소이까

남의 속사정 세세히 모르는 타인들은

그저 못난이의 단순한 불평불만이라 생각해도 좋소


내 어느 날 시간이 잠시 허락되어

세상 밖으로 주위를 찬찬히 둘러보니 온통 엉망이외다

뉴스의 여러 사건사고를 보노라면 모두들 참으로 딱하오

여기 좁디좁은 여백의 한 자락에

모든 이들의 인생사 사례들을 피력하자니 내 손가락이 무척이나 아프오

주변을 둘러보면 고민의 보따리 크기는 다르겠지만 누구나 다 있을 줄 아오

그게 다 이승의 사람살이외다

언제 누구라도 스칠 기회가 있다면 생면부지래도 곡차나 한 잔 하오


끝으로 내 소원이 하나 있다면

고요로운 세상에 천사같은 마을에서 이슬처럼 꽃잎처럼

그 무엇이 되어 살고 싶소

다만 마음이 편했으면 하오

행복까진 조금도 바라지도 않소

여태 개같이 살면서 무슨 일이든 마지막 결과에서 나는 수없이 많이 다쳤소

다만 멀쩡한 건 머리카락뿐이오

그러나 아직은 거하게 웃음이 남아 있소

개중 내생에 가장 복 받은 것은 아내와 아이들이 너무나 사랑스럽고 예쁘오

지금까지 가족에게 너무나 미안하기 그지 없소


근래는 내 마음에 짜증이 부지런히 용솟음치오

매일 새로운 욕을 해도 그 욕에 성미가 풀리질 않소

할 말은 너무도 많으나 치부가 드러나는 것 같아 내심 부끄럽소


나름대로 세상을 풍자해보니

내 삶도 제법 코미디였음이외다

 

 

 

 

☆ 글쓴이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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