된바람
詩최마루
어느 스산한 계절이 생각납니다
천막같은 바람이 머리카락을 훌러덩 훑고
나 몰라라 저만치 도망을 가버립니다
별안간 노랗게 약이 올라서
안경을 곧추세워 향방을 살펴보니
저어기 이팝나무가 당황하고 있네요
한참을 생각없이 노려보는 찰나
반대편에서 대청마루 같은 바람이
멍한 얼굴을 때리고 달아나버립니다
이럴 땐
어색하고도 난감한 기분이 쑤욱하고 오르니
왠지 낯설은 촉감을 슬쩍 외면한 채로
둔탁한 발걸음으로 서먹하니 재촉합니다
다소 두렵지만
영혼과의 부딪힘처럼 말이지요
하여 무엇에 대한 황량함에 그저
허전한 마음의 된바람을 안고서
또다시 나는 나는 돌아섭니다
온종일 이승과 저승의 구멍사이에서
마냥 하얀 생각 하얀 기억들뿐입니다
☆ 글쓴이 소개☆
*대한민국시인 文名최마루님의 글입니다. <저작권은 작가에게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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