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최마루의 온유한 애증
1968년 10월 초순 마루는 이승에 미련이 있어
최박가문의 피를 공유하여 대한민국으로 방문하였습니다
그리고 짧은 생애 수많은 사연들을 가슴깊이 삼키며
감히 문학이란 거대한 벽을 향하여 십대중반부터 외로움에 진저리쳤습니다
아울러 시인이란 칭호를 서른 살이 넘어
문단에서 수여받고 위대한 한글을 가까이 뵙기에 이르렀습니다
그러나 착각이었습니다
공허한 창작은 급기야 껍데기 밖에서 가식의 두건을 두른 허접한 흉물이었습니다
이어 심각한 고민에 밀리어 홀로 폐부를 심하게 다친 후
삼여 년을 또다시 고뇌안으로 보내고
드디어 저만의 정신적 해이를 체포하는 연구에 몰두하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이런 과정들은 28년 동안 계속적인 반복이었습니다
나름 주목의 대상은 인간과 자연과 우주였으며
만상의 일체에서 한가지의 공통을 발견하였습니다
과학의 상위개념을 또 다른 시각으로 포착하기 시작했고
의문시되는 것은 규명을 위하여 버릇처럼 수일간 잠을 거부하였으며
얄미운 불면증과 극심한 사투를 벌였습니다
건강상태는 심히 걱정될 정도로 빈약해져갔고
다양하고도 추잡한 매개를 우연찮게 보고 언어의 분노를 엿보기도 했습니다
그간 살아오면서 수많은 길이 있었고 보고 싶지 않아도 보았습니다
그리고 별을 가장 사랑하였으며 달을 가장 연모했습니다
인연의 사슬을 사다리모양으로 엮어보니 온유한 사랑을 나누기 위해서라도
나는 나는 희망의 새가 되어야했습니다
더불어 의지와 고명한 뜻을 구하는 대한민국 이 시대의 인재를 흠모하며
보다 맑고 밝은 세상으로 도모하고자 합니다
그동안 지금까지 방황하면서도 앞으로 더욱 심난한 고독에 몸부림 칠 것이며
언젠가 이승 떠날 그날까지 이승의 모든 체험들을 저는 분명히 기억할 것입니다
그리고 모든 것들을 진심으로 사랑했으며
이 모든 것들에 대한 애정도 시시각각 각별합니다
어제 오전엔 그렇게 아끼던 머리카락을 잘랐습니다
영혼과 육체가 분리되는 것이라 사료되지만
몸의 일부분인 머리카락은 생물적으론 생각없이 길러지겠지요
덧없이 허무에 지칩니다
지인 및 독자 여러분!
시인 최마루는 모든 분을 하얀 구름과 아름다운 꽃처럼 영원히 은혜 할 것입니다
그리고 장시간 침묵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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