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의 고요가 얼음되는 시간
詩최마루
좋은 날이거든 조용히 산사에 다녀와야겠어
계절에 맞춘 단풍은 색색의 옷으로 갈아입고
이 쓸쓸한 밤에 잠 못 이루는 나를
고혹하게 불러내고 있어
적막의 산에는 메아리외엔 인정도 없으니
낙엽 떨어지는 소리밖엔 아무런 대꾸조차 없어
한 땀 한 땀 찍어 내은 역사의 발자국에
삶의 노기가 피곤하게 누웠으니
이 밤의 싫은 소리들을 악착같이 긁어내고 있어
근래 새침한 족제비는 말이야
공의 은혜가 쌓인 무덤위에서
나즈막히 오르내리는 나를 감시하고 있어
도토리 한 알 손에 쥐고
밤새 혼이 난 후줄근한 자루 풀어놓고
그렇게 생을 성의없이 하산을 하고 있었어
산은 나를 자석처럼 다시 섬세하게 당길거야
못내 지루한 마음을 이고 떠나는 뒷모습이
어떨 땐 참으로 허랑해 보여
다만
기막힌 추억들은 산사의 청정한 차림처럼
흔들리는 세상을 고소하게 녹여내기를 바랄뿐
속세에 고요가 이는 정상의 기품을 생각하면
혹독한 상상이래도 너무 좋아
산은 바람의 언어로
이 밤에 또 다른 나를 풍성하게 훈육하고 있어
새벽에사 떠나는 홀가분한 자리에
오염없는 낙엽인양 한적하니 뒹굴던
쓸쓸한 어느 새벽
☆ 글쓴이 소개☆
*대한민국시인 文名최마루님의 글입니다. <저작권은 작가에게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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