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증의 길목
詩 최 마루
지금은
가을의 향기로 스미는 골목을 지나
어디서 본 듯한 후덕한 그 길 삼거리
영으로 보고 혼으로 불러보아도
도무지
생각이 나질 않아 한창을 서성이다
허나 올 겨울
눈이 담숙이 쌓이면 기억이 날 것도 같은데
아로새긴 환형이 스물스물 부각되어진
유년시절 그 어느 저녁
자애로운 아버지와 함께한 산책로에서
동그란 딱지를 허공으로 휘휘 내저었던
살풋한 기억들을 애써 호출해보는데
낯익은 길목에 애정 어린 동심의 끝자락을
한참 동안 허허로운 길목으로 마주해본다
때마침
그리움이 숙성되어진 긴 긴 그림자처럼
권태로운 오후를 엷게만 지워나가는 길목에서
나만의 추억은 간소한 신호등이 되어진다
☆ 글쓴이 소개 ☆
* 대한민국 시인 文明 최 마루님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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