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이기
詩 최 마루
날씨가 안온하니 무척 좋은 날이었습니다
점심 전에 먼 길을 걷다가 허기가 찾아와서
어느 허름한 식당으로 들어갔습니다
먹고 싶은 순대국밥을 시켰더니
비계덩이가 잔뜩 담긴 돼지국밥을 내밀더군요
순대의 행방을 물으니 아주머니는 아무 말이 없습니다
찬들은 이미 생기를 잃었고 풋고추는 시들시들 합니다
원치 않던 음식이어서인지 참말로 맛이 없더군요
슬며시 화가 났지만 대충 먹었습니다
주변을 둘러보니 어수룩한 식당에는 손님 하나 없습니다
계산을 하며 물어보니 내일부로 폐업을 한답니다
남은 음식을 내가 마지막으로 먹은 손님이라더군요
더 기막힌 일은
식당에 들어설 때 순대국밥이 되냐고 물었더니
분명히 된다고 했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어처구니가 없습니다
순간 무어라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머리가 예민하게 복잡해졌지만
시어를 아끼고 사랑하는 자이기에 참고 참았습니다
식당을 나오면서 얼핏 불길한 생각이 들더군요
그리고 몇 시간이 지나자 배가 슬슬 아프더니
급기야 설사가 시작되었습니다
다행으로
국물을 몇 숟가락 먹지 않아서인지 위험은 넘겼지만
식당주인의 고약한 그 심성에 며칠을 괴로워했습니다
살다보니 별꼴 다 본다더니
차후 이런 일이 있으면 조용히 일어서야겠습니다
* 이기(利己) : 오로지 자기 자신의 이익만을 꾀함
☆ 글쓴이 소개 ☆
* 대한민국 시인 文明 최 마루님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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