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여생
詩 최 마루
시인은 최소한 일탈자는 아닙니다
다만
성긴 감정의 절제에서
오로지 스스로에게
가학적인 자세로 처분한다는 것만을 제외하고는
온유와 서정을 독하게 갈구하다가
이내 차분히 지쳐올 때
아늑한
원고지에 누워 펜의 물을 먹고 살아갈 뿐입니다
일생이 이러할진대 죽어서는 어떻게 살아갈련지요
어느 늦은 오후였던 것 같습니다
햇살이 기운 산 너머에 구름은 저녁을 맞으러
뭉툭한 옷깃을 접고는 슬며시 도망가는데
시인의 애릿한 감각만은
내내 잔인하게 떨고 있을 뿐입니다
☆ 글쓴이 소개 ☆
* 대한민국 시인 文明 최 마루님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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