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언어
詩 최 마루
꽃처럼 태어나 용렬한 개처럼 살았어도
청승은 떨고 싶지 않다던 어느 노옹의 말씀
새조차 중심을 세워 애써 전깃줄에 앉았으니
저게 살아있는 것이고 부치는 삶이란 말씀
하늘이 아무리 맑아도 내 속이 어두우면
만사가 색안경 속에 오해하며 살아간다는 말씀
하물며 뒤뚱거리며 지난 세월조차
유감스럽게도 희미한 망각에 조련되었으니
그걸 살뜰한 추억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저으기 가련하다는 간곡하신 말씀
낡은 뚝배기 한 사발의 미친 탕술에도
깊은 강물같은 애틋함이 차분히 녹아있으니
인생의 다채로운 참맛을 모르고 사는 이들이
부지기수로 들끓어 극도로 서글프다는 말씀
생의 지긋한 나룻터에
장애도 성냄과 미움도 역경과 고난도 씻어 내려
그렇게 한 세상 좋이좋이 살다보면
물방울도 기억의 점처럼 박혀버린다는 말씀
이어
찰진 눈도 겨울이 지나면 소유권을 내려놓고
제 한 몸조차 간수하지 못하는 지경에 도래되어
흔적 없이 사라진다는 무애의 말씀
아울러
극에 이르러 꽃밥을 흥미롭게 먹던 살가운 날
막바람조차 야윈 내게로 드세게 달려오면
차마 거부하지 못했던 미련들을 떠올리며
내내 중얼거림 안으로 새어나오는 비탄의 숨소리
그리하여
숙명의 노래에 행운의 꽃은 비가 되어 나리고
그 빗속으로 스민 빗살무늬의 경험을 아로새기어
마침내는 더듬거려온 삶을 조신하게 각인하다
*노옹(老翁) : 노인
☆ 글쓴이 소개 ☆
* 대한민국 시인 文明 최 마루님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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