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明 최마루 시인의 고혹한 시어는 언제나 분홍빛 나비로 화하여 영롱한 시향과 함께 영속의 숱한 세월들을 수려하게 채색해갑니다

대한민국 시인 文明 최마루의 시어 탐구는 광활한 우주를 표표히 너머 외계의 이채로운 물음표에 살포시 안착해봅니다

최마루 시인의 은은한 분홍빛 선율 속으로 휩싸여버린 숭고한 사색!

바람처럼 흩어진 발자취를 음미하며

애수의 향기

시인 文明 최마루 2013. 5. 28. 23:43

애수의 향기


                                          詩 최 마루


아주 오래전 대구 대명초등학교 재학시절 당시는 오전 오후반이 있을 때였습니다

그땐 누구나 할 것 없이 사는 게 비슷했고 흑백 텔레비전조차도 귀한 시절이었지요


오후반이던 어느 날 문득 담벼락에 기대어 외로움을 한적하게 달래던 중 옆집에서

흘러나오는 그 운명같은 음률을 듣고 가슴 한쪽이 애잔히도 뭉클한 걸 느꼈습니다

아마도 한없이 울고픈 그 무언가의 설움과 마음 안으로 뜨겁게 출렁이는 눈물들이

생성되기 시작할 무렵

고요한 심성 안으로 화려한 무대가 되어서 내 심장을 활활 타오르게 하여 영혼으로

춤추는 감성의 산으로 몰입시켰습니다

겨우 열 살 정도였지만 아버지의 찬란한 술주정과 복잡한 가정사로 행인처럼

늘 밖으로만 겉돌게 했었지요

참으로 잔인할 정도에 쓸쓸함의 연속이었고 가끔은 점심을 굶은 채로 학교에

가야했습니다

무엇보다 아쉬웠던 것은 곡목조차 모른 채로 아련한 추억을 안고 살았지만

우연히 사십년이 다되어 알았습니다

그동안 고르지 않은 삶을 핑계로 그 곡을 까맣게 잊고 살았던 게지요


그때는 운이 좋은 날에 폴 모리아의 위대한 사랑의 선율을 가끔씩 엿들을 수 있는

행운이 나에겐 신선한 충격이자 짜릿한 환희였습니다

사춘기 때는 터질듯 한 감흥이 돌출되어 온몸으로 말하는 열정의 가인이고 싶었지요

그리곤 떨리는 직감에 두근거렸던 시간들 첫사랑처럼 긴장했던 고뇌의 기억들

불확실한 미래의 고민들 현실적인 난관에 산처럼 올라오는 각종 사연들을 헤치고

지금은 마른 낙엽처럼 조용히 타오르는 예민한 *시선을 꿈꾸며 날마다 풍부한 감성에

감동하여 나도 모르게 섬세한 경계를 너머 문예의 성전을 한껏 사랑하게 되었지만요


지나고 보니 영혼의 길을 뒤뚱거리며 한동안 관심의 밖으로 살풋한 그리움을

바삐 찾아서 삐쩍이나 마른 거위처럼 미친듯이 기웃거렸던 것 같습니다



* 애수(哀愁) : 마음을 몹시 서글프게 하는 슬픈 시름

* 시선(詩仙) : 신선의 기풍이 있는 천재적인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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