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다는 거
詩 최 마루
먹고 사는 건 말이지요
어쩌면
임박한 세월을 단순히 넘기는 것일 뿐
자조와 한탄에 어울린 속정들이야
무슨 변수로 해석해본다는 말인가요!
술에 취한 몽매한 시간들과 함께
한 공기의 식은 밥과 보잘 것 없는 찌게
강인한 한국인의 자랑스러운 김치
정감이 묻은 양은냄비에 갖은 탕들이
대청마루 위로 놓인 초라한 밥상을
다감하니 위로할 뿐
정다운 향기가 잠시나마 고요롭습니다
먹고 사는 건 또 말이지요
적당히 비위가 상할만한 식품군을 만나면
필요에 따라 후춧가루가 펄펄 춤추니
살아있는 게 문득 죄인양 싶어집니다
그래서인지
거무튀튀한 고목이 울적한 오늘에야
나즈막한 담벼락으로 기대고만 있네요
☆ 글쓴이 소개 ☆
* 대한민국 시인 文明 최 마루님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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