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완의 의식
詩 최 마루
마지막 인연이 닿아 문상을 갈 때면 생전 고인과 정을 나눈 사람들은
호곡하면서 거의가 좋은 대로 가라며 마음을 애릿하게 할 뿐입니다
과연 어떠한 곳이 좋은 곳인지를 아직도 모르겠습니다
한때 슬픈 사람들이 이승에 지친 마음을 풀어서 떠난 자와 함께 마지막
정담으로 나누는 그 마음이야 어찌 모르겠습니까만 절대 모호한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돌아가시는 모든 분들에게 진심을 다하여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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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가을쯤 회사 업무차 일을 끝내고 한적한 시골의 낡은 중국집에서 점심을
먹게 되었습니다
원래 짬뽕을 매우 즐기는 터라 그대로 주문을 했지요
사실 대도시처럼 크게 기대는 아니했습니다만 음식이 나오자 순간 눈을 의심했습니다
국물은 짬뽕과 붉으스레한 것이 흡사한데 양파 하나 정도만 볶아서 면과 함께
덜렁 내더군요
그리곤 그릇에는 내용물이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흔히 변두리에조차 먹던 짬뽕 맛도 아니었고 양도 형편 없더군요
오히려 퍼들어진 라면보다 못했지만 인구밀도상 수요와 공급으로 보아 약간은
이해하려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가격은 도심지와 똑 같았습니다
무언가 어색하고 찜찜한 느낌을 받고 식당을 나오면서 깨끗이 잊기로 했지만
짬뽕을 무척 좋아하는 입장에서 매우 섭섭했던 건 사실입니다
여태 살아오면서 여의치 않게 지역은 틀리지만 외지의 구석진 중국집에서 이와
비슷한 경우를 세 번 정도 겪어보니 이도 경험인지라 앞으론 비슷한 식당일
경우는 생각이 확연히 달라집니다
사정이 이러하니 음식 하나에도 나 역시 세속에 한창 물이 들었다는 생각이
슬며시 들더군요
이마저 식탐에 속하는 것 같아 약간은 황망하게도 부끄러워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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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십여 년 전 제가 중학생일 때 동생과 목욕탕을 갔습니다
마침 조용한 시간이라 사람이 별로 없더군요
탕을 들어서자 먼저 동생과 샤워를 시작했습니다
근데 더운 탕안에 어느 할아버지가 시원하다며 혼잣말로 격찬을 합니다
어린 마음에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하도 시원하다며 칭찬을 하기에
발을 쑤욱 넣는 순간 바로 영감으로 보이면서 성질이 욱하고 올라왔습니다
여태 한참을 잊고 살았지만 어느 새 중년으로 접어든 나이가 되자
그날 뜨거웠던 탕이 이제서야 왜 그리 시원함을 주었는지 이해가 되더군요
누구에게나 살아가면서 고생한 몸에게 지친 세월만큼의 화끈한 호사를
온욕은 나름대로 선사할 줄 알았던 것 이었습니다
사람들에게 마음뿐만 아니라 잠시간 씻김의 온화함이야말로
가장 짧은 행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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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인연도 자석처럼 서로 다정하게 붙는 관계도 있지만 반대극으로 밀리는
악연도 있습니다
극과 극의 세상에는 암수가 있고 흑백이 있고 별의별 양극화가 부지기수로
많습니다
거기다 초식과 육식 길짐승과 날짐승 행복과 불행 등 원체 너무나 많아서
이제는 내가 지쳐갑니다
다만 휴일의 밤과 낮의 선택은 누구의 몫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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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은 매일을 아무리 먹어도 싫증이 나질 않습니다
무척 배고프지 않을 때를 제외하곤 매끼가 똑같은 반찬일 경우만 부담스럽지요
그런데도 밥만은 쉼없이 잘도 넘어갑니다
그와 우리는 별과 달과 같은 사이일까요
아니면 꽃과 나비인가요 꽃과 벌인가요
땅과 바다와 공중에까지 한식은 참으로 별미와 진미가 가득합니다
그중에서 밥만큼은 음식의 대왕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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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전에는 내가 배고프다면 어머니는 아무리 아프셔도 꼭 식사를
챙겨주셨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저녁식사 이후 출출해서 냉장고를 뒤지니 무척 피곤해하던
아내는 배나온다며 식사량을 줄이라며 타박을 합니다
바로 그때 아들이 배고프다니 아내는 용수철처럼 튀어서 어느새 식탁 위를
오로지 자식을 위해 가득히 채워만 갑니다
아! 서러운 나머지 어머니께 당장 한 사발 얻어먹으러 가야겠습니다
이것이 내가 느끼는 어머니와 아내의 차이 중에 다른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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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는 날고 나는 걷습니다
새는 날개가 있지만 나는 없습니다
모두가 하나같이 닮은 게 없습니다
다만 사계 중에 변화무쌍한 혼동의 철새처럼
아무 곳이나 떠다니는 그 한량의 마음은 대충 비슷한 것도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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