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의 잔해
詩 최 마루
평생을 즐길 침묵을 잃어버렸습니다
고막이 터질듯 한 내적침묵은
밤새 하얀 나비가 되어 날아가 버렸습니다
이제 침묵의 한결같은 존재엔
본질의 언어가 침묵을 대변하기 시작하였습니다
해서 침묵의 그림은 통용되지 않아도
저변에서 언어의 세포분열은 성장하고 있었습니다
영특한 침묵은 조합된 불완전의 말을 수긍하여
역사를 거슬러가는 버릇이 그제야 생성 되었습니다
우울한 침묵은 동경하기보다 깊이 각성을 해야 하며
존재에 대한 반론을 여실히 증명해주어야 합니다
나를 표독스럽게 잃어버린 무상의 세계에서
이제는 이지적으로 살고 싶지 않습니다
고독한 철학이 지배했던 모순의 사회에서
서글픈 잡초처럼 빈바람처럼 현저히 살았으니까요
명백한 것은 침묵은 사물이 아니며 사랑도 아닙니다
산들한 소음조차에도 까다로운 침묵은
매서운 영혼을 깊이 잠들게 해버립니다
한참 세월을 거슬러서 능동의 침묵이 소멸되자
오래전부터 나를 닮은 하얀 그림자가
침묵의 잔해를 안고서 하염없이 흐느낍니다
☆ 글쓴이 소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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