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
詩 최 마루
체내의 혈관을 꽃길처럼 거닐며
하나의 육체를 지탱하고 있지요
오래도록 화로같은 심장에는
붉은 정을 넘치도록 담고서
평생을 바삐 밀고는 당기고
생동이 충만한 열정의 가슴은
늘 화사이 피어지고 있답니다
혈기가 한창 검붉을수록
순환의 의기는 왕성하지만
빈혈은 썩 달갑지가 않네요
세상에 살아있는 동물들은
신기하게도 거의 한 색깔로
반듯하게 추앙하지요
어쩌다
별안간 터지는 코피가
세상구경에서 삐죽해버렸어요
어느 때는
주사바늘이 검사란 명목으로
찾아올 때는 항변조차 없지요
왜냐면
혈형에 나의 뿌리가 있거든요
* 혈형(血型) : 혈액형을 달리 이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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