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맛
詩최마루
빈 내장안의 경쾌한 공허함이여
4중주의 애처로운 합창은
나의 삶에 있어 아직은 소심하게 이르구나
이삭으로 주운 싸래기로
허기진 영혼을 바삐 채워도
가여운 살은 눈치없이 말라만 가는데
가볍게 떠난 생의 입맛이여
까칠한 남새 한 잎마저
입 속에서 이렇게도 살갑게 망설이다니
열꽃으로 태운 샛빨간 탕국을 벌컥 들이켜도
지루한 날처럼
시원스레 뚫리지 않는 감색감정
그런 날은
전신의 신경은 마분지같이 뻣뻣이 굳어
오로지
어제처럼 배부른 소화력에 찬탄할 뿐
감미로운 연주가 새로운 날
알알이 쌓인 식욕은 스프링처럼 튀어올라
모자이크처럼 넓다란 날개 옷을 화려하게 입고
호탕하게 날아가버린
왕잠자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