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고독
詩 최 마루
마술같은 현실에 객관도 주관도 사라져버린
엉성한 설화 하나가 무심히 꽃피우기 시작했다
동안 우직한 고목처럼 생각이 많은 옷을 입고
백년의 고독한 침실을 사모하기에 이르렀으니
얼핏 희극적인 모험에게 과거와 미래를 맡겼다
언젠가부터
극한 삶에 본질의 껍질을 서서히 벗기어서
좋은 세상을 발원하며 정갈하게 대패질하였더니
굳건한 인식의 씨앗들이 가슴 깊이에 심어졌다
한때 얼음처럼 차가운 성공도
거뜬히 하늘을 나는 양탄자가 되어서는
미묘한 기운만 남긴 채로 훌쩍 떠나버렸다
만약 누군가 응축되어진 진리를 묻는다면
백년만 웅대하게 고독해보면
중얼거림조차 걸작이 될 것이라 토혈하고야 말다
☆ 글쓴이 소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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