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사러 가는 날
詩최마루
칼 바람 모질게도 추운 날
난전에 배추장수뚱보할멈이 눈사람처럼 털옷을 뭉그랗게 둘렀다
마주보고 돋보기 장사하는 할아범은 아랫니 세 개가 쏙 빠져서
어눌한 발음으로 한마디 툭 던져보는데
어허! 할멈 쪼글방탱 얼굴 다 가렸뿟네
빌어먹을 영감탱이 하고는 쭈글한 거 봤어
니미 웬놈의 날씨하고는 더럽기도 싸하네
영감! 내년 봄에 내 얼굴 활짝이 보소 헐헐
아따 내년 봄까지 살아있을라고
난 지금 죽건는디 아함!
피다 말은 공초 달랑 꼽고 투명하게 얼어 붙은 하늘 한번 쓰윽 훔쳐본다
영감님 억센 수염은 숫바람에 설레설레 나부껴 덤성하고
할멈의 목도리는 냉기로 점점 뻣뻣해진다
시간은 그렇게 두 사람을 위해서라도 소탐한 봄으로 달려 가겠지
매서운 추위에도 당당히 달려오는 버스
포근한 꿈을 사러
마네킹같은 몸을 나는 가차없이 싣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