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明 최마루 시인의 고혹한 시어는 언제나 분홍빛 나비로 화하여 영롱한 시향과 함께 영속의 숱한 세월들을 수려하게 채색해갑니다

대한민국 시인 文明 최마루의 시어 탐구는 광활한 우주를 표표히 너머 외계의 이채로운 물음표에 살포시 안착해봅니다

최마루 시인의 은은한 분홍빛 선율 속으로 휩싸여버린 숭고한 사색!

사랑하는 삶

비를 사랑하지 마세요

시인 文明 최마루 2009. 4. 5. 16:19

비를 사랑하지 마세요


                                     詩최마루


어릴 때부터 비를 무척 좋아했습니다

비가 오는 날 나는 우산을 절대로 쓰지 않았지요

온몸이 축축한 죄로 나의 눈물은 이런 날 만큼은 빗물과 오랫동안 교감했습니다

 

비에 젖은 내 모양에 어머니의 지독한 꾸중을 듣고도 무감각했지요

친구들의 놀림도 나에겐 대수롭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비가 오는 날 비의 아늑함에 취해있을 때

온통 물기에 젖은 나를 아주 이상한 시선으로 사람들은 곁눈질하였지요

아마도 어린 놈이 제대로 미쳤다고 생각했을 겁니다

온몸이 삐쩍 마른 동태 같았으니 아마도 대단한 꼴불견이었겠지요

 

어쩌면 비를 본능적으로 지독히도 사랑했는지 모릅니다

 

술에 취한 아버지가 너무나 싫었어요

그 눈빛이 너무나 싫어서 하늘 구름 풀 꽃 나비를 찾아 다녔답니다

유년시절부터 몽유병에 걸린 꼬마아이이름은 최마루였지요

 

어느새 성장하여 군대란 걸 가보았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비가 모처럼 면회 오는 날

무조건 녹색 판초이를 입어야 했지요

착용하기 싫어도 강인한 군기는 나의 기품에 인정 따윈 없었습니다

습기가 차오르는 군복 안에서 우리는 서로가 알뜰하게 몸을 부비며

빗물과 나의 심금과 애절하게 사랑을 교묘히 나누었답니다

 

복학을 하고 어느 날 비가 조용히 찾아왔어요

잘생긴 쾌남아는 어릴 때 볼이 도탐했던 귀여운 소년이 생각났지요

비를 맞으며 얼마 전 만났던 예쁜 여자친구가 새록새록 떠올랐답니다

비도 질투를 했는지 그 해는 한반도에 큰 장마를 보내주더군요

수재민을 보고 미안했습니다

예쁜 여자친구와 헤어져야겠다고 결심했지요

 

예전에 비에게

죽을 때까지 내 눈물이상으로 사랑하겠노라고 맹세한 게 기억이 났습니다

 

일기예보는 맞지 않아요

내가 비를 피하면 비는 어김없이 나를 밤낮으로 찾아왔답니다

 

비가 그랬지요

그대 죽을 때까지 사랑하며 찾아오겠노라고

그대가 시를 그리는 날이면 더더욱 가슴 저리도록 애잔한 비로 찾아오겠다고

그대 죽은 후에 무덤에 꽃이 피면 더욱 크나큰 사랑의 비를 나려 주겠다고

비는 말없이 바람과 함께 나의 귓속을 살짝이 속삭였습니다

 

그예 비는 다시 나를 조용히 찾아옵니다

 

 

 

 

 

*최마루님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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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감상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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