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
詩최마루
가여운 영혼이 애타이 마른 그런 날 열사에 부글부글 누룩 익듯 술도 독해만 진다
한때 괴상한 철학으로 모자이크처럼 부서진 불투명한 컵을 맞추어 보았던 회한의 실수
그리고 반듯하게 진솔한 삶을 알면서도 삐적이 말라버린 기억들조차
용감하게 반복하는 사람과 사람들
때로는 고속도로에 미친 듯이 달려가는 소떼 같은 화물처럼
잔인하도록 정열적인 불꽃으로 살고 싶었는데
이 허접하고 허랑한 육신은 도대체 어이 할꼬
머리를 내리고 눈썹을 태우면 빛 바랜 기억들이 하나 하나씩 스물 스물 취하여
몽롱한 영혼가까이에 소리 없이 쓰러지는데
유서는 그래서 초췌한 말을 그토록 아끼나 보다
아니 하지 말아야 할 말들을 조금은 아낄 뿐이겠지만 애욕이나 절망은 없겠지
갸느린 바람 한점 불어와도 결국은 인연 없이 사라지고 덩그라이 남은 시대의 고목
길어진 내 목을 미련 없이 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