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明 최마루 시인의 고혹한 시어는 언제나 분홍빛 나비로 화하여 영롱한 시향과 함께 영속의 숱한 세월들을 수려하게 채색해갑니다

대한민국 시인 文明 최마루의 시어 탐구는 광활한 우주를 표표히 너머 외계의 이채로운 물음표에 살포시 안착해봅니다

최마루 시인의 은은한 분홍빛 선율 속으로 휩싸여버린 숭고한 사색!

이모양 저모습

사표

시인 文明 최마루 2009. 5. 20. 01:50

사표

 

   詩최마루

 

뜻하지 않게 사표를 제출하고 보니

온몸에 피가 빠지고 뼈가 녹는구나!

 

당장

내일부터 묵직한 방황은 어김없이 시작될 터이고

아내에게 도시락을 받아 어느 공원에서 시간을 보낼까

이 참에

도서관에 앉아 국어 사전을 보고 글 무덤을 만들까

한창 일할 나이에

수 십 가지의 사회경험은 예상 밖의 징그러운 미로 같았다

 

다음달부터 생활비가 바닥인데 참으로 마음이 팍팍하다

 

우선은 종점으로 가는 토근여행이라도 하면서

귀여운 아이들을 위하여 여러 방법들을 모색해야지

 

얼굴에는 근심으로 아침을 세수하고

축 늘어진 구두는 제 갈 길을 못 찾아 방황하는데

마음은 이미

심각한 고통의 절벽 위에서 애타게 달랑거린다

 

호흡조차 불규칙한 아침이 이렇게도 무서울 줄이야!

 

무직으로 태어나 무직으로 가는 세상!

남들과는 달리

살아 생전의 호의호식도 없었던 조롱박 생이라

어제 찬물 한 모금에 비틀어진 밥과 시큼한 김치로 채운

이 몸을 오늘부터 어디로 끌고 다녀야 할지

수학문제 푸는 것 보다 꼬여 있는 삶이 기가 막힌다

 

시급한 지금! 구인구직광고지를 찾아보니

가판대마저 비웃듯이 비딱하게 서 있는데

 

아이의 사탕사줄 동전으로

 

멋진 희망을 위하여 잠시나마 더딘 인생에

 

파이팅을 위한 차비를 해야지!

 

 

 

 

 

☆ 글쓴이 소개☆

 

*최마루님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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