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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벌레
詩최마루
낙엽에 실린 나의 사랑들 첫사랑의 이름석자는 시간의 벌레가 먹었습니다
바람 같은 향기에 나는 무명시인이 되어갑니다
가을은 겨울을 부러워하지요 나무들은 옷을 벗고 꽃잎들은 잠옷으로 갈아입습니다 나는 그 안에 영과 혼으로 존재해 있구요
머리는 겨울에 갇혀 싸늘해지고 매년같이 나는 지독한 눈사람이 됩니다
멀리에는 생명의 봄이 태동하는 아지랑이가 완행버스로 달려 오네요
나는 계절마다 바쁘답니다
그래도 살짝 이나마 살아있어 천만다행이지요
생명은 이와 같이 유형이든 무형이든 언제나 소중하며 세상에서 가장 귀하도록 거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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