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식
詩최마루
근래 어느 날이었습니다
기나긴 생사를 엿보다가
매우 짧은 육십갑자를 예감하고
온 하루를 일 곱끼의 식사로 즐겼습니다
만찬으로는
첫 번째부터 부추김치 냉이무침 두부전골
돼지김치찌개 상추무침 시금치나물
마지막으로
일곱 번째 버섯된장찌개로 마무리를 하니
깊은 자정을 훌쩍 넘어 버렸더군요
여태껏 살면서 제일 잘 먹었던 것 같습니다
이제서야 창밖에 별도 통통하게 보입니다
별빛은 산란을 하듯 화려하게 눈이 부시구요
물론 나만의 착각일 수도 있겠지만요
그동안 살아오면서 이토록 독 오른 분노와
무언의 열정들을 한꺼번에 소화시키려니
이 밤도 무척이나 짧아 보입니다
언제나 구석진 내방에는
한없이 늘어진 애절한 팝송이
지루한 수면을 가볍게 눌러버리네요
그리고 허접한 쉰 트림만이
내생의 끝없는 향수 같습니다
문득 생각컨데
지구밖에 나의 존재는
아주 미세한 미립자만도 못하겠지만
머리 안으로 우주공간만큼 올라오는 물렁한 근심은
어느덧 별나라 근처까지 도달하기 시작했습니다
별을 꽃으로 보던 어제의 시야는
오늘만큼은 그저 무덤덤할 뿐입니다
아마 내일부터는
가끔씩 소화 못할 고민들을 열 끼씩 먹어야 할듯하니
정말이지 매우 큰일입니다
☆ 글쓴이 소개☆
*대한민국시인 文名최마루님의 글입니다. <저작권은 작가에게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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